[ES.Z의 세계] 강원 시멘트 CCU 도전, 아이슬란드에서 본 탄소포집 미래

김영희 2025. 8. 3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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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CCU 메가프로젝트, 새로운 생태계 대전환 시도
강원도, 시멘트·화전 배출 이산화탄소 에너지 활용 추진
아이슬란드 클라임웍스, 공기 중 이산화탄소 광물로 저장
토마토 오이 등 작물 성장 촉진·탄산음료 제작 활용도
강원-아이슬란드 DAC ‘기술로 새로운 자원화’ 지향점 동일

한여름 40도에 육박하는 더위를 겪었고 한겨울 하루아침에 폭설이 내리는 등 우리는 이미 기후변화의 악몽에 시달리며, 그 불편함은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됐다.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 위기 시대에 탄소 배출을 줄이고 환경파괴를 막고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하자고 숙제처럼 말한다. 알고는 있지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벌써 환경(Environmental)과 사회(Social) 구조에 관심이 많아진 Z세대들은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하고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실천 가능한 기후행동 방법을 소개하고,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부터 먼 곳까지 기후 관련 이슈를 살펴본다.

 

▲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25일 도청 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CCU 메가프로젝트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촉구했다. 강원도 제공

강원특별자치도가 도내 탄소 배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시멘트 산업을 활용해 대규모 탄소 포집·활용(CCU) 메가프로젝트에 뛰어들고 있다. 단순한 온실가스 감축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 생태계 창출을 목표로 하는 대전환 시도다. 지난해 기자가 찾은 아이슬란드의 DAC(직접공기포집) 현장은 강원의 도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1조1000억 원 규모 CCU 메가프로젝트에 강릉과 삼척이 1900억 원 규모로 참여하고 있다”며 “시멘트 산업을 청정에너지 산업으로 바꾸면 부가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는 국회, 중앙부처, 산업계와 협력을 강화하며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멘트 산업, 강원의 시험대

강원도는 시멘트 공장과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친환경 선박 연료 e-메탄올 △이차전지 소재 탄산리튬 △건축용 신소재 등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강릉에서는 리튬과 건축자재, 삼척에서는 e-메탄올과 고강도 시멘트 생산이 예정돼 있다.

이를 위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라시멘트, 삼표시멘트, 에코프로HN 등 국내 주요 연구기관과 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도 꾸려졌다. 강원도는 실증과 산업화를 아우르는 전주기 체계를 갖춰 이번 사업을 기후테크 핵심 프로젝트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구상이다.

▲ 아이슬란드 헬리셰이디 지역에 위치한 클라임웍스(Climeworks)의 DAC 플랜트 ‘매머드’ . 클라임웍스 제공
▲ 포집한 CO₂는 물에 녹여 지하 800~2000m 현무암층으로 주입하면 암석과 반응해 석회암으로 굳어져 영구 저장된다. 김영희

■아이슬란드에서 본 DAC 현실

지난해 아이슬란드 헬리셰이디 지역에서 만난 클라임웍스(Climeworks)의 DAC 플랜트는 거대한 팬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으로 먼저 눈에 들어왔다. 대형 팬 864대가 공기를 빨아들이자 내부에 설치된 특수 필터가 이산화탄소만을 붙잡았다. 클라임웍스 윌리엄스 매니저는 “필터에 탄소가 가득 차면 100도로 가열한 뒤 물을 주입해 탄산수 형태로 만들고, 이를 지하 저장장치로 옮긴다”고 했다. 물에 녹인 탄소는 지하 800~2000m 현무암층으로 주입됐다. 이산화탄소는 암석과 반응해 석회암이, 황화수소는 황철석이 돼 영구 저장된다.

이 방식은 아이슬란드 지열발전소에서 시작된 카브픽스(Carbfix) 프로젝트에서 개발됐다. 현무암이 풍부한 지질에 주목한 연구진은 2012년 지하에 CO₂를 주입했고, 불과 2년 만에 95% 이상이 광물화되는 성과를 얻었다. 이는 다른 암석에서 수백 년 걸리는 과정을 단축시킨 사례로 기록됐다. 현재 카브픽스는 북유럽 산업지대에서 발생한 CO₂를 배로 실어와 저장하는 ‘코다터미널’ 건설에 나서고 있다.

▲ 아이슬란드 헬리셰이디 지역에 위치한 클라임웍스(Climeworks)의 DAC 플랜트 ‘매머드’ .클라임웍스 제공

아이슬란드에는 세계 최초 상업 규모 DAC 플랜트인 오르카(Orca) 가 2021년 문을 열었고, 지난해에는 그 10배 규모인 매머드(Mammoth) 가 가동을 시작했다. 매머드는 연간 3만6000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설비다. 클라임웍스는 2030년까지 메가t, 2050년까지 기가t 규모의 탄소 제거 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기술자는 “우리가 하는 일은 지구에 쌓인 탄소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대한 설비가 뿜어내는 기계음은 단순한 산업 소음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 전환의 신호음처럼 들렸다.

■글로벌 기술 경쟁과 활용

클라임웍스는 포집한 탄소의 다양한 활용을 시도했다. 이 CO₂ 가스를 포집 시설 인근 온실에 파이프라인을 연결해 주입했다. CO₂가 토마토와 오이 등 작물 성장을 촉진해 생산량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코카콜라 스위스 지부와 협력해 탄산음료 제작에도 사용했다. 유럽연합(EU)으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아 ‘CAPDrinks’라 불리는 탄산음료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위 방식들은 애써 힘들게 포집한 CO₂를 다시 공기 중으로 날려보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클라임웍스는 포집한 CO₂를 땅속에 가둬 완전히 제거하는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 구현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아이슬란드 헬리셰이디 지역에 위치한 클라임웍스(Climeworks)의 DAC 플랜트 ‘매머드’ . 김영희

■강원과 아이슬란드, 다른 길 같은 목표

강원의 CCU와 아이슬란드의 DAC은 접근법은 다르지만 지향점은 같다. CCU가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고농도 탄소를 원료화한다면, DAC은 대기 속에 이미 퍼져버린 탄소를 직접 제거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두 기술을 병행해야만 탄소중립 달성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아이슬란드가 지열 에너지와 현무암 지질을 기반으로 DAC 기술을 키워가듯, 강원도는 시멘트 산업이라는 토대를 활용해 CCU 기술을 실증하려 한다. 국제 해운 규제로 친환경 연료 수요는 커지고 있으며, 전기차 확산에 따라 이차전지 소재의 전략적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강원이 추진하는 CCU 사업이 성공한다면, 기존의 굴뚝 산업은 기후테크 산업으로 전환돼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게 될 전망이다.

아이슬란드 화산지대의 DAC 설비와 강원의 시멘트 공장은 서로 다른 현장이지만 같은 문제를 겨냥한다.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기술로 줄이고, 나아가 새로운 자원으로 바꾸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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