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불체포특권 포기, 윤석열 때 이미 서약…체포동의안 통과 불가피 ‘고육지책’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김건희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것은 고육지책으로 평가된다. 윤석열 정부 당시 포기 서약을 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우위의 국회 의석 구도에서 체포동의안 통과를 막을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이 지난 28일 오후 통일교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권 의원은 그날 밤 페이스북에 “실로 부당한 정치 표적 수사다. 그럼에도 저는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며 “과거에도 내려놓았듯 이번에도 스스로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 지도부에 “우리는 민주당과 다르다는 점을 국민께 분명히 보여줍시다”라고 했다.
권 의원의 헌법상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에는 특검의 “야당 탄압”에 당당히 응하겠다는 명분이 깔려있지만 사실상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때인 2023년과 지난해 총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는 차원에서 국민의힘이 추진한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권 의원이 불체포특권에 기대면 말 바꾸기 논란이 일고 이 대통령의 ‘재판 중지’ 사법리스크를 비판할 구실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불체포특권을 호소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했을 수 있다. 국회 107석 국민의힘이 180여석을 보유한 민주당 등 범여권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체포동의안 가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혐의 내용에 따라 체포동의안에 찬성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온 점도 부담이다.
권 의원이 “문재인 정권 때도 같은 방식으로 저를 기소했지만, 결국 대법원 무죄 판결로 결백을 입증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에서 자신감도 읽힌다. 그는 2018년 강원랜드 채용 청탁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불구속 결정을 받아낸 경험이 있다. 법원이 지난 27일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내란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상황도 권 의원의 불구속 기대감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권 의원의 불체포특권 포기를 수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장동혁 대표는 29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당 연찬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권 의원이 국회로 체포동의안이 넘어오면 처리해달라는 뜻으로 보이는데 받아들일 건가’라는 질문에 “당에서는 그 뜻을 최대한 존중해드리겠다”고 답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보여준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당당하고 의연하게 이 과정들을 헤쳐나가고, 결국 정치검찰의 무도한 수사였다는 것을 당당히 밝히겠다는 의지를 보이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을 시작으로 향후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도 유사한 이유로 불체포특권 포기의 갈림길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건희 특검과 내란 특검, 채상병 특검은 각각 국민의힘 의원 여럿을 수사 선상에 올려놓고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윤상현 의원과 임종득 의원은 각각 김건희 특검과 채상병 특검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았다. 추경호 의원은 12·3 불법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려고 했다는 의혹으로 내란 특검팀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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