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 누워있을 때가 돌보기 편한 거야"…과연?[40육휴]
[편집자주] 건강은 꺾이고 커리어는 절정에 이른다는 40대, 갓난아이를 위해 1년간 일손을 놓기로 한 아저씨의 이야기. 육아휴직에 들어가길 주저하는 또래 아빠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아직 13개월인 딸은 말을 못 하지만 이제 자기 의사 정도는 표시한다. 지퍼백 안의 고무줄을 원하면 지퍼백을 가져와서 빨리 열어보라고 보챈다. 화면이 잠긴 스마트폰을 들고 와 활성화해보라며 아빠 머리를 찍는다. 졸릴 땐 자신을 업어서 재우라며 앉아있는 아빠 등 뒤에 엎어져 귀에 대고 외마디 소리를 질러댄다.

이젠 홈캠으로 아이가 엎어져 자는 모습을 봐도 괜찮다. 적어도 스스로 고개를 돌리며 잘 수 있어서다. 좀 덩어리가 져서 식감이 있는 음식을 오히려 선호한다. 맛이 없는 음식은 알아서 뱉거나 손가락으로 입에서 끄집어내 바닥에 던져준다. 이제 대변은 너무 묽지 않은지만 점검하고 넘어간다. 밤에 깨지 않고 통잠을 자는 것도 큰 복인데 이를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고마움을 잊고 산다.

아이가 커가면서 항상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다. 최근에는 갑자기 '등반 취미'가 생겼다. 의자를 타고 올라가 식탁 위에서 뛰어노는 아찔한 장면이 가끔 연출된다. 침대 주변을 둘러놓은 안전 펜스를 혼자 넘어가 떨어지며 부모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기도 했다. 갑자기 육류를 먹지 않고 채소와 김, 계란만 먹기도 한다. 해결책이 정해진 건 아니다. 그때마다 상황에 맞춰 솔루션을 만들어야 한다.
이럴 때 전직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의 영상을 떠올려본다. 이들은 준비해온 전술만 선보이는 일반인들과 다르다. 꾸준히 상대방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그 움직임에 맞춰 유연하게 자신의 전략과 방향을 수정한다. 처음 겪는 상대방의 공격에도 쉽사리 뇌정지 상태에 빠지지 않고 어떻게든 자신만의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는 어린이집, 유치원을 거쳐 학생이 될 테고 그때마다 사라지는 어려움과 새로 생기는 어려움이 섞일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문제에선 미리 공부하고 섀도복싱을 해봤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걸 1년 동안 느꼈다. 차라리 언제 어떤 문제가 나타나더라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함께 쉽게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갖춰놓는 게 보다 나은 부모의 자세일 것이다. 그리된다면 새로운 육아 도전과제들이 나타나도 탄식하며 "예전이 좋았다"고 뇌까리는 '못난 아빠'는 최소한 벗어나지 않을까 싶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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