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10조 마중물…GPU 1만5000장 사고 피지컬 AI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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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등 미래 먹거리 집중투자
정부가 인공지능(AI) 투자에 10조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1만5000장 구매하고, 100조원 이상 규모로 조성하는 국민성장펀드에도 1조원 정부 예산이 들어간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서 가장 앞에 내세운 건 ‘기술이 주도하는 초혁신경제’이다. AI를 중심으로 한 미래 먹거리에 재정을 집중 투자한다. AI와 연구·개발(R&D) 예산 등 ‘초혁신경제’ 관련 예산만 72조원을 편성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늘어난 재원의 대부분은 연구·개발, AI, 초혁신경제 선도 사업 등 국가의 미래 성장잠재력을 제고할 분야에 집중적으로 배분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AI 분야에 10조1000억원 예산을 투자한다. 올해 관련 예산안(3조3000억원)의 3배 규모다. 세부적으로는 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고성능 GPU 1만5000장을 사들이기로 했다. 올해 추경 예산을 통해 확보한 1만 장과 기존 물량 등을 합쳐 정부가 2년 내 3만5000장을 확보한다. 여기에 민간이 1만5000장을 추가로 구입해 총 5만 장의 규모의 AI 연산 인프라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AI 고급 인재 확보를 위해 AI 관련 대학원을 현재 19개에서 24개로 늘린다. 이밖에 AI 고급 인재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월 10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고, 해외 연수 기회도 주기로 했다. 인력 확보에 총 1조4000억원을 써 AI 고급 인력 1만1000명을 육성하는 게 목표다.
AI를 로봇·자동차·조선 등에 적용하는 피지컬 AI 분야도 집중 지원한다. 로봇 등의 중점 사업에 올해 5000억원을 포함해 5년간 총 6조원을 투입한다. 주요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해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 제조, 바이오헬스, 주택 등 생활밀접형 제품 300개에 신속한 AI 적용을 지원하는 데 9000억원을 투입한다. 피부를 분석해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거울이나, 신생아 울음소리를 분석해 초보 부모에게 알려주는 AI 등이 관련 상품으로 꼽힌다.

정부는 첨단 혁신산업 육성을 위해 조성하기로 한 100조원 이상 국민성장펀드에 1조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국민성장펀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정부가 투입하는 1조원은 민간 공모 자금에서 손실이 나면 이를 먼저 우선 분담하는 후순위 자금으로 사용된다. 펀드가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손실을 세금으로 메울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AI 관련 산업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AI의 경우 민간 기업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와 관련된 구체적 프로젝트 등은 아직 나온 게 없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역대 정부 초기마다 신산업 육성을 내세웠는데, 구체성이 결여돼 거품이 끼고 예산 낭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단기간 성과를 낼 수는 없더라도 AI에 어떻게 투자하고 어떤 성과를 낼 지 등의 구체적인 윤곽을 추가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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