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에서 내려오는 전설로…" 무더위 식히는 K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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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한 권을 읽고 단 한 문장이라도 가슴에 닿으면 '성공'이라고 합니다.
이 작가를 포함한 호러 소설 창작 그룹 '괴이학회' 소속 작가 6명이 우리 전설을 재해석해 새로운 고전 호러 소설을 썼는데요.
소설을 읽다 보면 '이 이야기는 ○○에서 내려오는 전설로'로 시작하는 추억 속 내레이션이 귓가에 울리는 듯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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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시집 한 권을 읽고 단 한 문장이라도 가슴에 닿으면 '성공'이라고 합니다. 흔하지 않지만 드물지도 않은 그 기분 좋은 성공을 나누려 씁니다. '생각을 여는 글귀'에서는 문학 기자의 마음을 울린 글귀를 격주로 소개합니다.

검은 물체가 나무 기둥을 쑥 통과해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덩어리는 풀어헤친 머리를 앞으로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다. 긴 머리의 끝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뼛속이 시릴 만큼 차가운 기운이 무겁게 퍼져나갔다. "원혼이 떠돌다가 귀신이 되었구나."
아들만 있는 부부가 딸을 원해 여우골 근처 절에서 치성을 드려 딸을 얻었으나 이 딸이 실은 불여우 요괴였다는 '여우 누이' 전설을 새로 쓴 이지유 작가의 단편소설 '여우의 미소'에서 가져온 대목입니다. 반인반요(半人半妖)인 누이의 도움으로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아 단죄하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이 작가를 포함한 호러 소설 창작 그룹 '괴이학회' 소속 작가 6명이 우리 전설을 재해석해 새로운 고전 호러 소설을 썼는데요. 최근 출간된 앤솔러지 '귀신새 우는 소리'에 담겨 있습니다.
책은 여름 납량특집 드라마 '전설의 고향'식의 호러를 표방합니다. 소설을 읽다 보면 '이 이야기는 ○○에서 내려오는 전설로…'로 시작하는 추억 속 내레이션이 귓가에 울리는 듯한데요. 이를테면 류재이 작가의 '금녀'는 강원 철원군에 전해 내려오는 '금돼지와 원' 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입니다.
경남 고성의 천도굿에서 죽은 사람이 저승길로 들어가는 다리를 상징하는 일곱 자 일곱 치의 베를 가르는 의식인 '다리가름'을 소재로 한 유상 작가의 '달리 갈음, 다리가름', 박연 폭포에 관한 설화에서 시작한 박소해 작가의 '폭포 아래서',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사람의 영혼(창귀)을 등장시킨 무경 작가의 '웃는 머리', 신체의 절반만 갖고 태어난 반쪽이 설화를 원전으로 하는 위래 작가의 '반쪽이가 온다'는 오싹함을 선사합니다.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비뚤어진다'는 속담이 무색하게 늦더위가 여전히 기승이네요. K고전 호러와 함께 시원한 밤 보내시기 바랍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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