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소금꽃' 김진숙 "김영훈 장관, 우리 세대가 바로잡아야 할 일 잊지 말라"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2025. 8. 29. 19: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9일 일본 기업 니토덴코에 해고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600일째 고공농성을 이어오던 박정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이 땅에 내려왔다.

박 부지회장을 맞기 위해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연 기자회견에는 309일 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고공농성했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도 있었다.

정말 잘 웃고 늘 웃던 박정혜 동지가 500일이 넘어서면서는 늘 울었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옵티컬 600일 고공농성 해제' 기자회견 발언

29일 일본 기업 니토덴코에 해고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600일째 고공농성을 이어오던 박정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이 땅에 내려왔다.

박 부지회장을 맞기 위해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연 기자회견에는 309일 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고공농성했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도 있었다.

한국옵티칼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을 엄호하기 위해 수 차례 행진, 희망버스 등을 조직하는 데 앞장 선 김 지도위원의 당일 회견 발언 전문을 싣는다.

오늘 박정혜는 22년 전에 김주익이었고, 14년 전 김진숙입니다.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고 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곳.
연대가 안 되면 죽고 연대가 되면 살아서 귀환하는 곳.
그곳에서 오늘 박정혜가 살아서 내려옵니다.
누구에겐 벌써 600일이겠지만, 누군가에겐 피가 마르는 600일이었습니다.

김영훈 장관님.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려본 적이 있으십니까?
문제를 한방에 해결해 줄 능력자여서가 아니라, 그가 있다는 믿음만으로도 세상이 채워지는 그런 존재를 기다려본 적이 있습니까?

양경수 위원장님.
처절하게 외로워본 적 있으십니까?
외로움 때문에 사무치게 외로워서 울어본 적 있으십니까?

장창열 위원장님.
가슴이 미어지는 눈물이 있다는 걸 아십니까?
감히 위로할 수도 없는 처절한 눈물이 있다는 걸 아십니까?

정말 잘 웃고 늘 웃던 박정혜 동지가 500일이 넘어서면서는 늘 울었습니다.
희망텐트도 끝나고, 희망뚜벅이도 끝나고, 광장도 닫히고, 봄이 오기 전에 이겨서 땅을 딛자던 500일 희망버스도 끝난 후였습니다.
고립감. 스마트폰도 있고 전화번호부에는 수백 개의 번호가 있는데 왜 그토록 외로웠을까요? 왜 그토록 울었을까요? 박정혜는 누구를 기다렸을까요?

김주익은 우는 대신 목을 맸습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 했지만 지연된 희망은 반드시 희망이어야만 합니다.
600일을 싸웠던, 사력을 다했던, 한 인간의 모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3년을 싸웠던 박정혜, 소현숙, 최현환, 이지영, 정나영, 배은석의 모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옵티칼 투쟁은 끝난 게 아니라 고공에서 땅으로,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 투쟁의 장소가 바뀌는 것뿐입니다.

이제 약속대로 민주당과 정부가 박정혜의 투쟁을 이어주십시오.
대한민국이 법치 국가라는 건 싸워본 사람들에겐 가장 큰 거짓말입니다.
법이 제대로 됐었다면, 수천 번을 무너져가며 안 싸워도 됐을 일입니다.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던 날 기쁨보단 회한으로 울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배달호, 김주익, 곽재규, 최강석, 그리고 쌍차의 무수한 죽음들.
누군가 더 절망하기 전에 먹튀방지법을 만들어주십시오.

누군가 다시 하늘로 오르기 전에 국회와 정부가 할 일을 해주십시오.
어제 정청래 대표의 말씀대로 이들의 요구는 소박하고 그렇게 어려운 요구가 아닙니다.
그 아무것도 아닌 일들로 울며불며 몇 년을 싸우고, 때론 목숨까지 던져야 하는 게 이 땅 노동자들의 현실입니다.

비정규직으로 시작해서 10개월에 한 번씩 계약 해지가 되고, 알바 노동이 천직이 되고, 수백 번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보러 다니는 청년 연대 동지들을 보면서 민주노총의 과오가 괴로웠습니다.
민주노총이 패배한 전투. 그 당시 막 태어난 세대들이 그 패배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되어 박정혜를 지키고, 김형수를 지키고, 고진수를 지키고 있습니다.

노동부 장관님.
우리 세대가 다시 바로 잡아야 할 일입니다. 잊지 말아주세요.
세종호텔 고공농성도 속히 해결하여 일터로 돌아가게 해주십시오.

박정혜 동지. 건강 잘 회복하시길 빌고 또 빕니다.
그리고 옵티칼 동지들, 우리 말벌 동지들은 더 고생해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짜 승리하는 날 박정혜 동지의 페스티벌 춤을 꼭 봅시다.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 29일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고공농성장에서 내려온 박정혜 한국옵티칼지회 수석부지회장이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민주노총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