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없었다” vs “쪽지 지시 있었다”…홍태용 김해시장 해명에도 격해지는 ‘풍유물류단지 공방’
현충일 답례품, “실수였다” 인정...배우자 사적 동원 의혹엔 “사실 아니다” 부인
(시사저널=강신후 영남본부 기자)

김해시정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홍태용 김해시장이 최근 본지 인터뷰를 통해 일련의 의혹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홍 시장의 해명에도 오히려 새로운 의문점들이 제기되며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풍유일반물류단지 복합개발 과정의 절차적 합리성이다. 홍 시장은 "물류단지 부지가 도시의 관문이자 핵심적 입지로서 김해시의 미래와 후손들을 위해 계획적 도시관리와 장기적 발전방향에 부합하는 최적의 개발방안 수립이 필요했다"며 "2023년 8월부터 11월까지 용역을 시행한 결과 사업성과 공익성이 동시에 확보되는 주거단지와 의료단지 복합개발이 가장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우리 시 의견을 경남도에 제시했을 뿐 어떠한 특혜나 정치적 개입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복합 개발 결정 과정에서 외부 압력이나 민간 사업자 이익 관여 의혹에 대해서도 "사업시행자의 사업성 확보와 무관하며 진입 관문에 위치한 입지 특성과 김해의 미래 발전을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김해 을)은 이 같은 홍 시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김 의원은 "2023년 5월 경남도 물류정책위원회 최종의결이 있던 날, 홍 시장이 담당 과장에게 일명 '쪽지'라 불리는 민간의 도시개발사업 제안서를 위원들에게 제출하라고 지시했다"며 "관계자 진술을 확보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만약 김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홍 시장의 설명에 시점상 모순이 발생한다. 용역 시행 시점(2023년 8월~11월)보다 3개월 앞선 2023년 5월에 이미 민간사업자의 제안이 있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개발방안을 수립했다"는 홍 시장의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본지는 홍 시장 측에게 재반론을 요청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앞서 김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인허가 권한도 없는 시장이 물류단지 사업을 도시개발계획으로 변경하는 것을 두고 사업자와 행정절차 협조를 약속한 것은 권한 남용 아니냐"며 "이는 상급행정기관인 경남도에서 확정된 사업을 하급 기관이 사후에 변경한다는 것으로 명백한 정부조직법과 행정절차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미분양 우려에 "점차 안정화" 주장
풍유물류단지 아파트 건립이 지역 미분양 문제와 주거환경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의회와 시민단체의 지적에 대해선 홍 시장은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김해시 미분양 물량의 가장 큰 원인은 분양가가 높은 특정 아파트 미분양이 김해 전체 미분양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6개월간 전체 미분양 물량이 144세대 감소하는 등 점차적으로 안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시는 도시 발전으로 창원·양산 등 인근지역의 인구가 유입되고 있어 미분양이 지속되거나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신규 공동주택은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사항으로 과다 공급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충일 답례품 논란, "실수였다" 인정
지난 현충일 추념식에서 홍 시장 명의로 감사카드와 답례품이 전달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관위 서면 경고 처분을 받은 사안에 대해서는 실수를 인정했다. 홍 시장은 "주관 부서에서 매년 현충일에 보훈대상자들에게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의 예외인 의례적인 기념품을 드려왔다"며 "이번에는 현장에 오신 분들께 최소한의 예우 차원에서 직접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감사카드를 동봉해 드린 것이 이런 결과를 빚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배우자 사적 일정 공무원 동원, "사실 아니다" 부인
배우자의 사적 일정 공무원 동원 의혹에 대해선 홍 시장은 "사적 일정 동행한 사실이 없고 특혜를 준 적도 없다"며 부인했다. 김해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배우자의 사적 행사 동행 공무원 명단, 활동내역, 예산 집행 내역 등의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김해시의회 송유인 의원은 "시장 배우자가 로타리클럽과 라이온스클럽 등 사적 단체를 방문할 때 공무원을 대동시켰다"며 "이는 행정안전부 지침에도 명백히 위반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홍 시장이 만약 로타리클럽과 라이온스클럽 방문이 공적 행사라고 주장한다면 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기업 가야개발 소유의 가야랜드 유휴지에 시비 21억원을 투입해 생태휴식공원을 조성하는 사업도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홍 시장은 "가야개발의 무상사용 승낙과 협약으로 해당 부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원을 확보했다"며 "부지사용 기한을 명시할 경우 생태휴식공원이 한시적 시설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도시계획시설(유원지)이 존재하는 한 영구적인 시설로 조성하기 위해 부지사용 기한을 명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기한을 두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영구적' 안정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사용 기간이 불명확할 경우 토지소유자가 언제든 계약을 철회하거나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해시와 가야개발이 체결한 '생태휴식공원 조성을 위한 협약서' 제5조는 협약 유지가 곤란한 경우 상대방에게 3개월 전 서면 통지만으로 해지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민간사업자의 일방적 해석 여지를 남기며,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공공시설 운영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가야개발이 유원지를 개발하지 않은 채 방치해 두고 골프장만 운영해 왔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홍 시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1985년 골프장업 사용계획 승인 시 허가 조건으로 조성한 가야랜드는 2011년 채산성을 사유로 폐업했으나 2016년 재개장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해시의회 주정영 의원은 "2014년 김해시보 제724호에 공개된 '가야랜드 재개장 계획' 제2단계에 '수변생태공원 조성'이 포함되어 있었던 사실과 배치된다"며 "당시에는 분명히 수변생태공원 조성 계획이 있었음에도 현재 와서는 '계획이 없다'고 하는 것은 해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린다"고 반박하고 있다.
공무원 여비 과다지급 논란에는 침묵
최근 불거진 김해시 공무원들의 교육훈련 여비 과다지급 논란에 대해서는 홍 시장은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해시는 전북 완주군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서 6주간 교육받는 5급 승진대상자들에게 숙박비로 하루 5만5000원씩 총 192만5000원을 지급했지만, 실제 숙박비는 75만원에 불과해 1인당 약 117만원의 차액이 발생했다.
행정안전부는 이와 관련해 "지출이 불필요하거나 정액보다 적게 소요되는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여비를 지급하지 않거나 감액해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해석했지만, 김해시는 여전히 정액지급을 고수하고 있다.
홍 시장의 해명에도 각종 논란들이 쉽게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특히 풍유물류단지 개발 과정의 시점 문제, 배우자 공무원 동행의 구체적 사실관계, 가야랜드 공원조성 사업의 협약 조건 등에서 여전히 의문점들이 남아있다. 시민사회에서는 관련 자료의 전면 공개와 투명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추가적인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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