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경기도, 트럼프 효과에 생산·건설 분주… 소비회복세는 느릿
무역관세 압박으로 반도체 사재기 효과
소비쿠폰 기다리며 지출 미뤄 내수 부진

트럼프발 관세 변수와 새 정부의 민생 소비쿠폰이 동시에 작용한 7월, 경기도 경제는 ‘양극화된 회복’을 보였다. 생산·건설 지표는 반등했으나 소비는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경인지방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5년 7월 수도권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광공업 생산지수는 147.1로 전년 동월 보다 14.6% 증가했다. 출하지수도 121.9를 기록하며 17.4% 상승했고, 재고지수는 14.8% 줄었다. 업종별로는 전자·통신(20.5%), 기계장비(14.5%), 의료정밀광학(33.0%) 등이 성장을 이끌었고 고무·플라스틱(-8.0%), 식료품(-3.9%) 등은 부진했다.
이러한 생산 증가에는 반도체 수요가 크게 작용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관세 인상 압박이 거세지면서 해외 시장에서 반도체를 선구매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됐고 이른바 ‘사재기 효과’가 7월 지표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생산 회복세와 맞물려 건설 경기 역시 개선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건설수주액은 6조9천88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27.7% 증가했다. 특히 철도, 도로 등 공공부문 수주가 143.7% 급증했고, 신규주택, 사무실 등 민간부문도 18.7% 늘었다. 도내 건설 경기는 지난달 대비 수주액은 하락했음에도 두 달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건설업계의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번 건설 경기 반등을 추세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건설업계 일각에선 새 정부 출범 이후 공공 건설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단기 경기 부양 효과는 분명하지만 불필요한 시설 투자가 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편 내수는 생산·건설 지수 상승과 달리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같은 달 도내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99.2로 전년 동월 대비 0.6% 감소했으며, 백화점 판매는 0.4%, 대형마트는 0.8% 각각 줄었다. 전달 대비 소폭 반등했지만 지난 1월 명절 특수 이후 이어진 내리막 흐름을 감안하면 소비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난달 말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의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이 정책을 기다리며 지출을 미룬 데다, 조사 표본인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대부분 제외돼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던 만큼 실제 내수는 지표보다 더 선방했을 가능성이 크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부 지표의 반등은 긍정적이지만 관세 압박과 새 정부 주도 민생 부양 정책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다”며 “향후 안정적인 추세로 굳어질지는 이후 지표를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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