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728조 ‘슈퍼예산’ 편성’…성장엔진 AI·R&D에 승부 건다

조유빈 기자 2025. 8. 2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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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예산안 의결…확장재정 전환 공식화
내년 국가채무 1415조원 이를 듯…GDP 대비 50% 이상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정부가 2026년 예산 총지출을 역대 최대 규모인 728조원으로 편성했다. 올해보다 8% 이상 증가한 규모다. 전임 정부의 2~3%대 긴축재정에 마침표를 찍고, 확장재정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한 것이다.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등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배정해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필요한 재원 확보를 위해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약 27조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세입 여건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상당 재원을 국채 발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국가채무 규모는 1400조원을 넘어섰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50%를 돌파할 전망이다. 정부는 재정을 '성장 마중물'로 활용해 경제 규모를 키우고 세입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현실화되기 전까지는 재정 여건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공용브리핑실에서 2026년도 예산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유병서 예산실장, 구 부총리, 임기근 2차관, 안상열 재정관리관 ⓒ연합뉴스

올해 대비 8.1% 대폭 증가

정부는 29일 국무회의를 열고 '2026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해당 예산안은 오는 9월 초 국회에 제출된다.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위의 감액·증액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 확정될 전망이다.

내년 예산안의 총수입은 674조2000억원으로, 올해(642조4000억원) 대비 22조6000억원(3.5%)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세수입은 올해보다 2.0% 증가한 390조2000억원, 세외수입은 5.5% 늘어난 283조9000억원으로 각각 편성됐다. 총지출은 54조7000억원(8.1%) 늘어난 728조원으로 편성됐다.

윤석열 정부가 편성한 올해 본예산(673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8.1% 늘어난 규모다. 2022년도 예산안(8.9%)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내년 지출액 가운데 의무지출은 388조원으로 올해 대비 6.3% 증가했지만, 총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4.2%에서 53.3%로 줄었다. 재량지출은 올해 308조3000억원에서 내년 340조원으로 10.3% 증가했다.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8%에서 46.7%로 증가했다.

확장 재정 기조에 따라 국가채무도 증가할 전망이다. 내년 국가채무는 1415조2000억원으로, 올해 2차 추경 기준(1301조9000억원)보다 113조3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49.1%에서 내년 51.6%로 2.5%포인트 오른다.

정부는 늘어난 예산을 AI, R&D, 첨단산업 등에 집중적으로 투입한다. R&D 예산은 올해 29조6000억원에서 내년 35조3000억원으로 5조7000억원(19.3%) 증가한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에는 4조1000억원(14.7%) 증가한 32조3000억원이 투입된다. 국방예산은 5조원(8.2%) 불어난 66조3000억원으로 편성됐다. 보건·복지·고용 예산은 269조1000억원으로 20조4000억원(8.2%) 늘어난다. 그밖에 일반·지방행정 121조1000억원, 교육 99조8000억원, 농림·수산·식품 27조9000억원, 사회간접자본(SOC) 27조5000억원, 공공질서·안전 27조2000억원씩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공용브리핑실에서 2026년도 예산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R&D 예산, 역대 최대폭 인상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관통하는 핵심 목표로 '초혁신경제'를 내세웠다. 양대 키워드는 미래의 성장엔진 격인 AI와 R&D다. 3조3000억원에 불과했던 AI 예산은 이례적으로 3배 넘는 10조1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정부는 로봇, 자동차, 조선, 가전, 반도체 등 주요 제조업을 중심으로 '피지컬 AI' 선도국가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공공 부문에서는 2000억원을 투입해 '공공 AX' 전환에 나선다. AI 인재 양성 및 GPU(그래픽처리장치) 확보에도 주력한다.

역대 최대폭 인상되는 R&D 분야를 들여다보면 AI(A), 바이오(B), 콘텐츠(C), 방산(D), 에너지(E), 제조(F) 등 이른바 'ABCDEF' 첨단산업 기술 개발에 올해보다 2조6000억원 늘어난 10조6000억원이 배정된다.

지방거점성장 차원에서 거점국립대학에만 총 8733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올해(3956억원)보다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이재명 정부의 대표적 교육 공약인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 예산이다.

국방 예산도 대폭 늘어난다. 올해보다 5조원 이상 증액된 66조2947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총액뿐만 아니라 증가 폭도 역대 최대 수준이다. 초급 간부 처우개선과 장병 복지 증진, 한국형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및 AI·드론·로봇 투자 등 첨단무기 연구개발에 예산이 집중적으로 투입된다.

사회안전망 강화에 필요한 예산도 상당 부분 증액된다. 기초생활보장을 위한 생계급여액은 4인 가구 기준 월 207만8000원, 1인 가구 82만1000원으로 각각 12만7000원, 5만5000원 인상된다.

2026년도 예산안 ⓒ기획재정부 제공

저출산·고령화 해결 위해 예산 확충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내년에 인구감소 지역 6개 군을 공모해 주민 24만 명에게 월 15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해당 예산으로는 1703억원이 배정됐다. 내년에는 24조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지원하고, 지역별로 국비 보조율도 상향한다.

저출생·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예산도 확충한다. 7세 이하 모든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지급되는 아동수당을 내년엔 8세 아동도 받을 수 있게 된다. 고령화 대응을 위한 정부 예산은 올해 25조6000억원에서 내년 27조5000억원 규모로 늘어난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 예산을 71억원에서 771억원으로 대폭 늘린다. 노인 일자리는 기존 110만 개(2조1847억원)에서 115만 개(2조3851억원)로 확대하고, 지자체 주도로 사업을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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