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의 가치' 강조한 '포용디자인' 세계에 빠지다

김만선 2025. 8. 2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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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19개국 429명 작가 163점 선보여
변화와 회복 강조한 ‘리버스체인지’
게임 기반의 참여형 전시 ‘포용도감’
생성형 인공지능 제작 ‘초밥’ 눈길
72시간 포용디자인 등 참여프로도
이탈리아 응용예술디자인대학(IAAD), '리버스 체인지'(Reverse Change)(2024).

2025디자인비엔날레가 29일 개막식을 가진 데 이어 30일부터 오는 11월 2일까지 65일간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나선다.

최수신 총감독(미국 사바나예술대)은 '너라는 세계: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를 주제로 한 이번 행사에서 '포용'을 핵심 키워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포용디자인은 디자인이 미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 구성원들의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강윤정, '감각의 지형'(Touchscape), (2025).

광주비엔날레는 29일 국내외 언론을 대상으로 프레스 데이 행사를 갖고 각 전시관별 주요 작품을 소개했다.

2025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19개국 429명의 참여 작가가 163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세계', '삶', '모빌리티', '미래'라는 네 가지 관점으로 구성된 전시는 네 명의 큐레이터 기획을 통해,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가 얼마나 많은지 그 차이를 알고 서로의 존재를 포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전시의 시작인 인트로존은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핵심 가치를 간결하게 전달하며 포용디자인이 '너'로부터 각각의 삶을 반영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디자인이자 모두가 주인공인 세상의 출발임을 소개한다.

◆1전시관-포용디자인과 세계(Inclusive World)

전 세계가 실천해온 포용디자인의 흐름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접근성과 연대가 어떻게 확장되었는지 살펴본다.

이탈리아 응용예술디자인대학(IAAD) 섬유·패션 디자인학과의 연구로 완성된 25벌의 오트쿠튀르 의상 '리버스 체인지'(Reverse Change)(2024)는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변화와 회복의 이야기를 전한다. 순환경제의 실현과 환경 부담 감소, 지속가능한 미래를 제시하는 패션을 선보인다.

밀라노공과대학의 '부유하는 둥지'(Floating Nest)(2025)는 기후 위기로 발생한 해수면 상승에 대응하여 '지식의 도서관'이라는 개념으로 열 개의 수상 구조물로 구성된 작품이다. 베네치아, 리스본, 이스탄불, 마요르카 등 다양한 지리적·문화적 맥락에 맞춰 설계된 이들 구조물은 문화와 사회가 만나는 대안적 공간으로 자리한다.
규슈대학교, '텍스타일 카토그래피: 실로 그린 지도'(Textiles Cartographies)(2025).
규슈대학교의 '텍스타일 카토그래피: 실로 그린 지도'(Textiles Cartographies)(2025)는 전 세계 29개 대학, 예술 단체, NGO 등 6천여 명이 참여한 프로젝트로, 섬유 공예를 통한 자기 서술의 방식을 보여준다.
놀공(NOLGONG), '포용도감: 포용하지 않으면 죽는다'(The Inclusion Bestiary: Include or Perish)(2025).

◆2전시관-포용디자인과 삶(Inclusive Life)

'나', '나와 우리', '나와 사회'를 위한 포용이라는 세 가지 시각으로 구성되어 개인의 경험에서부터 사회적 관계까지 디자인이 공감과 환대의 태도로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제시한다. 마치 공기와 물처럼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포용디자인을 살펴보고, 사용자 관점에서 모두의 관점으로 확장되는 포용디자인의 영향력을 분석한다.

놀공(NOLGONG)의 '포용도감: 포용하지 않으면 죽는다'(2025)는 게임 기반 참여형 전시로 관람자가 직접 '포용'이라는 개념을 탐색하고 기록하는 공간이다. '포용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부제는 나 아닌 다른 존재를 포용하지 못하면 고립되고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이자, 포용받지 못해 사라지는 존재의 절규를 담고 있다. '포용'이라는 키워드 아래 다양한 상황의 선택을 마주해야 하는 관람자는 작품 내 지령을 하나씩 수행하며 생존해 나간다.
토스 유니버셜 디자인팀, '일상을 잇는 도구들'(Things that Bridge the Everyday)(2025).

토스 유니버설 디자인팀의 '일상을 잇는 도구들'(Things that Bridge the Everyday)(2025)은 뛰어난 전문성을 발휘하며 살아가고 있는 시각장애인 다섯 명의 인터뷰로 구성된다. 관람객은 전시장에서 이들이 각자의 이유에 따라 한 몸처럼 선택한 각각의 도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어린이 박물관에 설치된 '마음보듬소'(Quiet Room)(2023)도 이번 전시에 소개된다. 이 공간은 발달장애 아동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국내 박물관이나 교육 프로그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공간이자, 미래 공공 문화시설 방향성에 관한 제안이다.

◆3전시관-포용디자인과 모빌리티 (Inclusive Mobility)

3전시관은 이동이 단순히 물리적 수단이 아니며, 인간 존엄성과 삶을 보장하는 방법임을 말한다. 모빌리티가 수단이 아닌 목적과 본질에 다가가는 배경임을 포용디자인으로 보여준다. 자유로운 이동과 이동의 형평성을 실현하고, 전체 교통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한 사례를 소개한다.
주식회사 하이코어, '스마트 로봇체어 에브리고 HC1'(Smart Robotic Chair everyGO HC1)(2025).

주식회사 하이코어가 디자인한 '스마트 로봇체어 에브리고 HC1'(Smart Robotic Chair everyGO HC1)(2025)는 이동 약자를 위한 차세대 이동 보조기기이다. 다양한 신체 조건을 고려해 좌석 높이와 등받이를 제작했으며, 전동식 이동 시스템으로 사용자의 체력 소모를 줄였다. 전시장에서 로봇체어를 직접 타며 교통 약자의 시선을 체험할 수 있다.

디자인드 바이 현대의 '마이크로 모빌리티 E3W, E4W'(Micro-mobility E3W, E4W)(2025)는 인도에서 대중적으로 각광받는 이동수단 릭샤의 재탄생이다. 노인과 장애인도 탑승하기 편한 넓은 출입구와 낮은 탑승 높이, 외부 환경이나 도로 주행 시 충격에 대비한 구조를 갖췄다.
LEVC 코리아, 'LEVC TX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LEVC TX5)(2021).

영국 대표 택시 브랜드인 LEVC 코리아는 'LEVC TX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LEVC TX5)(2021)를 선보인다. '블랙캡' 모델은 모두의 이동권 보장을 목표로 하며, 휠체어, 유모차, 고령자, 짐 많은 승객 등 다양한 이용자가 쉽게 탑승할 수 있도록 높고 넓은 층고를 채택했다. 최대 6명이 탑승 가능하도록 넉넉한 실내 공간이 편안한 이동 환경을 제공한다.

◆4전시관-포용디자인과 미래 (Inclusive Future)

'로보틱스, 인공지능, 자연, 웰빙' 등 네 가지 키워드로 인간과 기술의 공존이 윤리적 방향으로 나아가는 디자인을 이야기한다. 기술이 또 다른 배제와 단절을 초래하지 않고, 인간과 나란히 설 수 있도록 한 실험적 작업을 통해 포용디자인이 기술보다 인간에게 초점을 맞추는 방향이자 철학임을 강조한다.
팽민욱(영국왕립예술학교), '스시 2053'(Sushi from 2053)(2023).
팽민욱 작가의 '스시 2053'(Sushi from 2053)(2023)은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제작된 초밥 작품이다. 각 초밥의 형태는 인간 통제를 벗어난 자연 속 돌연변이의 비선형성과 닮았다. 이는 오염과 기후변화에 따라 변한 환경과 우리가 맺을 새로운 관계를 의미하며, 익숙한 형상 속 낯선 질감은 자연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숙고하게 한다.
디자인 랩 x 수의행동학 연구소(도쿄대학교), '도시 속 쥐'(Rats in the City)(2025).
DLX 디자인 랩과 도쿄대학교 수의행동학 연구소의 '도시 속 쥐'(Rats in the City)(2025)는 도쿄에서 1년간 쥐를 관찰한 기록으로 제작된 인터랙티브 설치작품이다. 프로젝터로 투영된 쥐의 그림자와 움직임을 따라가며 무조건적인 방제 방식을 재고하게 하며,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세상과 생태적으로 더 포용적인 도시로 생각을 유도한다.
수무, '다리 여섯 개의 풍경'(a six-legged landscape), (2025).

◆뉴노멀플레이그라운드-감각으로 연결되는 놀이터

전시의 마지막 공간으로서 시각 중심의 전시 관람 방식을 넘어 다양한 감각 체험을 제안한다. 빛, 소리,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원형 공간을 지나면서 여러 가지 감각을 동시에 경험하도록 조성했다. 관람자의 동선에 따라 앞서 경험한 감각이 종합되어 각기 다른 체험을 하게 만든다. 무뎌진 감각과 경험을 되살려 다양한 감각을 한자리에서 느끼도록 디자인된 이 공간은 아인투 아인(Ayinto Ayin)의 기획으로 실현됐다.
2025디자인비엔날레 포스터.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

국제심포지엄이 오는 30일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열리는 것을 비롯 72시간포용디자인 챌린지, 광주송정역을 재해석한 광주도시철도 포용디자인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국제 심포지엄은 '함께 디자인하고, 함께 살아가다'를 주제로, 국내외 최고의 포용디자인 전문가들이 '세계적 관점', '혁신적 접근', '사회적 파급 효과' 등 세 가지 주제로 발제를 진행한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6개국 14개 디자인 대학의 학생 40여 명이 참가한 '72시간 포용디자인 챌린지'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거시기홀에서 진행된다. 참가 학생들은 국경과 인종, 언어와 문화, 사고방식과 생활습관 등 다양한 차이를 넘어서는 협업으로 6~7명씩 팀을 이뤄 디자인 주제인 포용디자인을 제품, 공공, 그래픽, 서비스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실제 적용 가능한 과제를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다국어 자료와 픽토그램을 활용한 포용적 길 찾기,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공공디자인, 노약자와 장애인, 외국인 등 다양한 사용자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세계 디자인 전문가와 교수들로 구성된 튜터의 지도 아래 창의적인 디자인 솔루션을 함께 만들어 낸다. 완성된 결과물은 세계디자인협회(WDO)를 통해 공개됨으로써 글로벌 디자인 담론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예정이다.

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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