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범벅’ 된 무대와 무용수들 ‘핑크’…“공연 도중 나가셔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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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만들어보니까 다시 안 하고 싶더라고요. 끝나고 병원에 가야 할 것 같아요. 관객 분들도 중간에 나가셔도 괜찮습니다."
무용 '핑크'(Pink)에 대한 김성훈 안무가의 설명이다.
지난 28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개막한 '핑크'는 김 안무가의 말대로 불쾌하고 폭력적인 작품이다.
'핑크'는 무용수들에게도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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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만들어보니까 다시 안 하고 싶더라고요. 끝나고 병원에 가야 할 것 같아요. 관객 분들도 중간에 나가셔도 괜찮습니다.”
무용 ‘핑크’(Pink)에 대한 김성훈 안무가의 설명이다. 지난 28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개막한 ‘핑크’는 김 안무가의 말대로 불쾌하고 폭력적인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장르와 매체의 경계를 뛰어넘는 ‘무경계 공연’을 표방하는 세종문화회관 기획 ‘싱크 넥스트’(Sync Next)의 일환으로 마련됐는데, ‘핑크’는 그 가운데서도 가장 파격적인 작품이다.
김 안무가는 프랑스 극작가 앙토냉 아르토의 ‘잔혹극’에 흥미를 느꼈다고 작품 취지를 전했다. 아르토는 일상을 재현하는 기존의 연극 대신 거칠고 충격적인 새로운 형식의 연극을 제안했다. 그리고 이러한 ‘잔혹극’은 이후 20세기 아방가르드 연극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28일 공연 안내문에는 ‘본 공연은 폭력, 노출, 트라우마, 심리적 고통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관람 도중 관객은 언제든 자리를 떠날 수 있다는 지침도 함께였다. 그런 만큼 공연은 ‘19세 관람가’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피 묻은 무대가 관객을 마주한다. 막이 오르자 검은 옷에 검은 양동이와 걸레를 들고 등장한 무용수들은 열심히 바닥과 벽을 닦는다. 무용수들은 아무 말 없이 8분 간 행위를 이어간다. 뒤이어 등장하는 장면들은 충격의 연속이다.
분노에 가득 차 칼을 들고 자신과 타인을 해치려고 하기도, 괴로워하며 구토하기도 한다. 나체로 온몸이 피 범벅이 된 채 온몸을 뒤틀며 무대 곳곳을 누비기도 한다. 나체로 등장하지만 성적인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역겹다는 감정이 들고, 한편으로는 무용수들에 대한 연민마저 느껴지는 작품이다. 선정적인 장면의 연속을 두고 김성훈 안무가는 “소설 ‘파리 대왕’에서는 소년들이 섬에 가서 서로 경쟁을 하거나 서로 생존하기 위해 사회를 나누고 싸우고 죽이는 장면이 나온다”며 윌리엄 골딩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모든 장면에는 ‘오염된 공간을 닦는 행동’이 수반된다. 이를 두고 김 안무가는 “순환의 구조”라며 “한 명의 사람이 희생되면, 또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설명 그대로 공연을 보고 있으면 현대 사회에서 자행되는 수많은 전쟁과 학살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핑크’는 무용수들에게도 도전이었다. 작품에 참여한 홍성현 무용수는 “행위로서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연출을 했기 때문에 새롭게 느꼈고 많이 배워가는 부분도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용수들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인만큼 레슬링 경기, 영화 ‘미드소마’ 등 여러 매체를 참고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연은 우려와 달리 중도 퇴장하는 관객은 없었다. ‘핑크’는 30일까지 계속된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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