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극3특’ 너도나도 눈독...기로에 선 제주영어교육도시 20년

김정호 기자 2025. 8. 2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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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증가에 지자체마다 도입 요구
‘선점효과 유지’ 대응책 마련 고민
서귀포시 대정읍  379만㎡ 부지에 조성된 제주영어교육도시 전경. [사진제공-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최근 국회에서 제주를 포함한 4개 특별자치시·도 자치단체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법정기구인 '대한민국 특별자치시도 행정협의회'가 결성된 이후 처음 열린 공식 회의였다.

이 자리에서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성과를 소개했다. 주요 내용은 관광3법 일괄 이양과 무비자 체류,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 등이었다.

2006년 제주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각종 성과 평가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안 중 하나가 영어교육도시다. 강원과 전북에서도 도입을 강하게 원하는 핵심 특례 과제다.

인구 유입과 특화 교육은 물론 경제적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서다. 실제 강원과 전북도 특별자치도 출범에 맞춰 도입을 추진했지만 최종 법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영어교육도시의 시작은 노무현 정부 시절이었다. 당시 싱가포르와 필리핀 등 해외 조기 유학과 어학연수를 국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2011년 제주영어교육도시에서 가장 먼저 개교한  영국의 노스런던컬리지잇스쿨 제주(NLCS Jeju) 국제학교. [사진제공-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정부는 영어교육도시 조성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맡겼다. 이후 JDC는 사업시행자 자격으로 서귀포시 대정읍 379만㎡ 부지에 거대한 도시를 만들었다.

부지 조성을 마치고 2011년 영국의 노스런던컬리지잇스쿨 제주(NLCS Jeju)와 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KIS Jeju)를 시작으로 국제학교가 문을 열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캐나다의 브랭섬홀아시아 제주(BHA Jeju), 2017년에는 미국의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JA Jeju)가 개교했다. 현재는 5번째 국제학교(FSAA) 설립이 추진 중이다.

영어교육도시는 영리와 비영리법인 설립이 모두 가능하고 내국인 100% 입학도 허용되는 전국에서 유일한 지역이다. 다른 특별자치단체가 특례 도입을 바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제학교가 들어선 대정읍은 2009년 1만6800명에 머물렀던 인구가 2016년 단숨에 2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2만3998명으로 동홍동을 넘어 서귀포시 최다 인구 지역이 됐다.

같은 기간 652곳에 불과했던 도·소매와 음식·숙박업소도 1213곳으로 폭증했다. 인구와 자본이 몰리면서 바로 옆 제주시 한경면 인구도 덩달아 지난해 처음 1만명을 돌파했다.

지역산업연관분석에 따른 영어교육도시의 지역 내 경제적 파급효과는 2조4434억원이다. 취업파급효과도 3만명에 달한다. 국제학교 1곳의 소득창출효과도 1031억원으로 분석됐다.

이에 강원과 전북특별자치도는 지속적으로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제도개선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인천도 경제자유구역을 활용한 외국교육기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그동안 특례를 활용한 선점 효과를 누려왔지만 향후 상황은 녹록치 않다. '5극3특' 등 특별지방자치단체 등장과 함께 경쟁이 심화되고 재정 지원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국무조정실 결정에 따라 5번째 국제학교인 풀턴사이언스아카데미애서튼(FSAA)을 포함해 향후 국제학교를 국비 지원 없이 순수 민간자본으로 설립해야 한다. 
2017년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문을 연 미국의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JA Jeju) 국제학교. [사진제공-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 경우 학교운영법인의 금융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국제학교 유치의 걸림돌이다. 이에 별도의 학교시설법인을 두고 임대료 등을 통해 투자를 회수하는 방안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제주특별자치도세 감면 조례에 따라 학교운영법인이 토지와 건물을 소유하지 않고 별도 법인으로 관리할 경우 세제 혜택은 제한된다.

그 사이 시도간 국제학교 유치 경쟁이 심화되면서 제주도의 국제학교 선점효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만 세제 혜택에 대한 공감대가 필요해 제주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JDC 관계자는 "애초 영어교육도시 조성 당시 교육시설에 대한 세제지원이 포함됐다"며 "정작 현행 제도 안에서는 지방세 감면이나 재정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영어교육도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학교운영법인과 학교시설법인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인구 유입과 경제 활성화로 세수가 늘면 이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