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제조사 책임' 판결, 대법서 파기환송... "페달 오조작 가능성"

최다원 2025. 8. 2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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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의혹 사고에서 제조사 책임이 유일하게 인정됐던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은 차량 결함에 대한 증명 책임은 소비자에게 있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면서, 사고 당시 브레이크등이 점등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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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등 점등 없이 급가속
1심 유족 패소→2심 일부 승소
대법 "페달 정상 조작 입증 부족"
서울 서초구 대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급발진 의혹 사고에서 제조사 책임이 유일하게 인정됐던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은 차량 결함에 대한 증명 책임은 소비자에게 있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면서, 사고 당시 브레이크등이 점등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A씨 유족이 BMW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원고 패소 취지다. 대법원은 "제조물책임의 증명책임완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2018년 5월 A씨는 BMW 승용차를 운전해 논산 방면 호남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추락했다. 사고 당시 A씨 차량은 비상 경고등이 켜진 채 약 300m를 시속 200㎞로 달린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로 A씨와 조수석에 탑승하고 있던 배우자는 사망하고 차량은 전소됐다.

유족은 사고 원인으로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을 주장하며 BMW코리아에 8,000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걸었다. BMW 측은 "사고 무렵 A씨는 조향장치를 작동시키지 않았고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은 것을 보면 가속 페달을 밟은 것으로서 정상적인 운행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1심은 원고 패소 판결이 나왔지만, 항소심은 사실상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제조물책임법 은 제조물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피해자가 증명한 경우 제조물 결함을 원인으로 추정하는데, 이 사건에선 운전자 A씨의 잘못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만 66세로 건강상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과속 등으로 과태료를 부과 받은 사실도 없다"며 "차량 엔진상의 결함이 있으면 브레이크 페달이 딱딱해질 가능성도 있으므로 제동등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해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해 처음으로 제조사 책임을 인정한 하급심 판결에 이목이 쏠렸지만, 5년간 심리 끝에 나온 대법원 결론은 '원고 패소'였다.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이 없었음은 피해자 측에서 증명해야 하는데 유족이 제출한 간접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은 "제동등이 점등돼있지 않았다는 사정은 사고 당시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았을 가능성을 짐작하게 하고 엔진 결함과 브레이크 페달 기능 사이의 상관관계가 밝혀졌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차량 급가속은 가속 페달을 밟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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