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시골마을 주민 13명 집단성폭행 사건도 ‘검수완박’에 묻힐 뻔···檢 보완수사로 7명 추가기소

황혜진 기자 2025. 8. 2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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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단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범죄 수사권한이 집중되고 수사종결권까지 부여됐지만 부실·편파 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보완수사권마저 전면 폐지하는 검찰개혁을 밀어붙이는 가운데 억울한 범죄 피해자가 급증할 뿐 아니라 범죄대응 역량 약화, 사법체계 불신 가중 등 부작용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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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부실수사 ‘사건암장’ 속출
2023년 주민 13명이 강간한 사건
경찰, 검찰 재수사 요청에도 불송치
검찰, 보완수사 통해 7명 추가 기소
불법 촬영 · 협박 스토킹 피의자도
검찰이 노트북 포렌식해 범죄 규명
뉴시스

2021년 단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범죄 수사권한이 집중되고 수사종결권까지 부여됐지만 부실·편파 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보완수사권마저 전면 폐지하는 검찰개혁을 밀어붙이는 가운데 억울한 범죄 피해자가 급증할 뿐 아니라 범죄대응 역량 약화, 사법체계 불신 가중 등 부작용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제·부패 범죄를 제외한 성폭행 등 일반 범죄의 고소 및 고발장 접수는 경찰을 통해서만 가능해졌다. 하지만 경찰이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종결권까지 갖게 되면서 부실·편파 수사에 따른 억울함을 호소하는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범죄는 갈수록 고도화하는데 경찰 수사력에 한계가 드러나면서 부실수사가 이어지고 ‘암장’ 되는 범죄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3년 4월 언론에 보도돼 공분을 산 전남지역 한 시골마을 주민들의 정신장애인 A 씨 성폭력 사건은 검찰이 보완수사하지 않았으면 묻혔을 대표적 사건이다. 피해자 A 씨는 당시 마을 남성 13명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성폭력이 아닌 A 씨의 자발적 성매매였다고 입을 모았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13명 중 1명에 대해서만 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하고,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사건을 종결(불송치)했다. 피의자 1명만 넘겨받은 검찰은 경찰에 진술보완 등 재수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거부했다. A 씨의 이의신청을 받아 자체 보완수사에 나선 검찰은 대검 과학수사부에서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분석 결과를 얻은 뒤 피의자들을 전면조사해 자백을 받아냈다. 결국 검찰은 마을 남성 7명을 추가로 기소했다.

2023년 10월에는 이별을 통보받은 피의자가 피해자 B 씨의 나체 촬영물 등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강제만남을 지속하며 강간을 일삼고 위치추적 앱을 통해 스토킹한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된 피의자의 범죄 혐의는 스토킹 처벌법 위반, 단 1가지에 불과했다. 피의자가 범행을 부인하고 불법 촬영물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경찰이 관련 혐의를 배제한 것이다. 검찰은 경찰에 피의자의 노트북·클라우드 등을 압수해 포렌식에 나설 것 등 재수사를 요청하는 한편 피의자와 B 씨 간 금전거래내역 등을 보완수사한 끝에 공갈 혐의까지 추가해 구속 기소했다.

법조계에서는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도가 계속되면 억울한 피해자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형사 사법질서의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검찰 보완수사가 일부 이뤄지는 현재도 검찰 수사로 경찰 수사 결과가 뒤바뀌는 일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보완수사가 완전히 폐지되면 수사 사각지대에 놓인 더 많은 범죄가 묻힐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공소 담당 검사는 “그 결과는 결국 범죄자들만 좋아지게 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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