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피싱 배상 ‘한도·면책·형평성’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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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해 금융사들이 배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배상 한도나 면책 범위, 금융사 간 형평성 등 쟁점들이 산적해 있어 앞으로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피해자 구제에 대한 정책적 취지에는 적극 공감하지만 금융사가 통제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한 전액 배상, 무과실책임은 금융비용 전가와 도덕적 해이 측면에서 우려된다"며 "예방의무 이행이나 강화된 피해구제 방침을 기준으로 분담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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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조치따라 책임 소지도 분분
시중은행, 2금융권 일괄·차별 관건
당국은 “화두 던진 것” 말 아껴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찬진(앞줄 왼쪽 일곱 번째) 금융감독원장과 20개 은행 은행장 간담회가 개최됐다. 사진은 이은미(앞줄 왼쪽부터) 토스뱅크 대표, 김태한 BNK경남은행장,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이광희 SC제일은행장, 신학기 Sh수협은행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이 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백종일 전북은행장, 고병일 광주은행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 황기연(뒷줄 왼쪽부터) 한국수출입은행 상임이사, 노준섭 BNK부산은행 부행장, 황병우 iM뱅크 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 김복규 한국산업은행 전무이사,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금감원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9/ned/20250829113739910ugck.jpg)
금융당국이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해 금융사들이 배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배상 한도나 면책 범위, 금융사 간 형평성 등 쟁점들이 산적해 있어 앞으로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에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금융사와 소통을 통해 정할 것이라며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은행들이 높은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을 토대로 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사회적 기여를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손쉬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같은 이자놀이, 이자 수익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상생금융과 생산적 금융 등을 연이어 강조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출범 직후 채무조정 제도를 확대하고 장기·소액 연체채권을 탕감하는 방안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금융권 자금을 주담대에서 신성장 기업이나 스타트업 등 혁신 금융으로 옮기는 작업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도 주요 국정 과제로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 등을 콕 집어 말하기도 했다.
이번 보이스피싱 근절 대책에도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정부 기조가 묻어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28일 관계기관 합동 브리핑에서 “국민의 금융 거래를 안전하게 하는 책무를 금융사가 갖고 있는데 소홀히 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며 “금융사도 상당 부분 (피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백브리핑에서도 금융위 관계자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등 고도의 전문성·인프라를 갖춘 금융회사 등이 책임성을 갖고 체계적·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도화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금융당국도 아직 세부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이번 방안은) 고민해 보자는 화두를 던진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은 금융사 수용성과 도덕적 해이 등의 문제를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브리핑에서도 금융위 관계자는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금융권에서는 가장 큰 쟁점으로 배상 범위와 한도를 꼽는다. 송금·수취 은행이 각각 절반씩 피해액을 나누는 방식과 피해 금액이 소액인 경우에 한해 전액을 배상해주는 방식 등이 거론되지만 금융권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는 묘책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금융사가 어느 수준의 조치를 했을 경우 면책해주느냐도 문제다. 과도하게 엄격하면 정상 거래에 지장이 생길 수 있고, 지나치게 느슨하면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금융사까지 책임을 지울지도 관건이다. 금융사 전반에 책임을 지울 경우 제2금융권 등 기본적 예방 역량이 부족한 금융사들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반대로, 은행에만 부담을 지우는 것도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은행뿐 아니라 많은 금융사에서 발생한다”며 “(책임 범위에 대해)충분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피해자 구제에 대한 정책적 취지에는 적극 공감하지만 금융사가 통제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한 전액 배상, 무과실책임은 금융비용 전가와 도덕적 해이 측면에서 우려된다”며 “예방의무 이행이나 강화된 피해구제 방침을 기준으로 분담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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