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주주총회에서는 대표와 대화할 수 있나요? [태평양 상법개정 리포트]

2025. 8. 2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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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태평양 거버넌스 솔루션센터
김경수 변호사
2027년부터 상장사 전자주총 의무화
주주참여 확대 시험대에
주주 발언권 보장, 공정한 의사진행이 관건
법무법인 태평양 거버넌스 솔루션센터 김경수 변호사
매일경제 릴레이 기고 6회
최근 연이어 추진되는 상법 개정으로 상장회사의 주주총회는 현재와 사뭇 그 풍경이 달라질 수 있고 대부분의 회사는 12월말 결산법인이므로 2027년 3월 정기주주총회가 그 시작이 될 것이다.

이번 상법 개정으로 2027년부터 상장회사는 전자주주총회를 현장주주총회와 병행해 실시할 수 있고 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인 경우에는 반드시 전자주주총회를 병행해 개최해야 한다. 주주들의 주주총회 접근성을 향상시켜 주주들의 주주총회 참석 및 의결권 행사를 실효적으로 보장하려는 취지이다.

전자주주총회의 유형은 현장주주총회를 개최하지 않고 전자주주총회만 개최하는 ‘현장대체형’과 현장주주총회와 전자주주총회를 병행하는 ‘현장병행형’이 있는데, 개정 상법은 현장병행형 전자주주총회만 도입한 것이다.

전자투표와 전자주주총회
종래 회사는 전자투표를 선택할 수 있었다. 전자투표는 상법 시행령에 따라 주주총회 전날까지만 가능하고 전자투표 관리기관의 업무규정은 주주총회 전날 오후 5시까지로 정하고 있다. 논리필연적 이유보다는 혹시 모를 기술적 결함으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려는 취지에서 시한을 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자주주총회는 실시간 투표도 가능해야 하므로 이러한 전자투표 기간의 제한은 사라질 것이다.

주주제안 안건과 이사회 안건의 대결이 있는 상황에서 전자투표는 확실히 회사에 친화적이다. 회사는 전자투표 결과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지만 주주는 회사가 알려주지 않는 한 확인할 방법이 없다. 전자투표 관리기관의 업무규정상 주주가 대리인에게 전자투표를 하도록 위임하는 것은 대리인이 법인인 경우에만 가능하고 대리인이 개인인 경우에는 가능하지 않다. 전자주주총회 도입을 계기로 이러한 불균형성은 감소될 수 있을 것이다.

주주 참여도는 지켜봐야
그런데 과연 전자주주총회 시행으로 주주총회 접근성을 향상시키면 주주들의 참여도는 올라갈 수 있을까? 필자는 회의적이다. 지금도 전자투표를 통해 주주들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고 많은 수의 회사들은 전자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주주들의 주주총회에 대한 저조한 참여는 ‘합리적 무관심’으로 설명되곤 한다. 다들 각자의 생활로 바쁜 주식투자자 입장에서 주주총회는 재미없고 굳이 참여할 실익도 없는 가성비 떨어지는 자리임은 부정하기 어렵다. 전자주주총회 도입만으로 주주의 합리적 무관심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주주총회 의장의 공정한 진행이 더욱 중요
‘2.7분’ 올해 KOSPI 상장회사 주주 1인당 평균 발언시간이라고 한다(응답회사 326개사 기준). 현재의 주주총회에서 주주에게 충분한 발언시간이 부여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자주주총회와 관련하여 지적되는 우려사항 중 하나로 경영진이 유리한 질문만 취사 선택하여 답변하고 불리한 질문이나 정당한 비판을 회피하는 체리피킹 문제가 있다. 실시간 질의응답이 가능한 전자주주총회가 오히려 주주 참여를 저해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장에 참석해오던 주주들은 쉽사리 전자주주총회로 선회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현장에서는 고성이라도 지르면서 경영진에 의견을 전달할 수 있지만 전자주주총회에서는 이마저도 어렵다. 근본적으로는 주주총회 의장의 재량권 한계나 재량권 남용에 대한 통제가 부족한 데에 원인이 있다. 최근 발의된 상법 개정안 중에는 소수주주권의 하나로 주주총회 의장 선임 청구권을 도입하자는 것도 있다. 전자주주총회의 운영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하는 상법 제542조의15 제6항은 ‘주주의 질의 방법 및 절차, 의장의 의사진행’을 포함하도록 명시하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주주의 발언권 보장이나 의장의 공정한 의사진행이 중요한 과제임을 보여준다.
대부분 회사 전자주주총회 관리기관 위탁전망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합산 3%룰, 감사위원 분리선출, 집중투표 어느 하나 파급력이 작지 않은 제도들과 함께 도입되다 보니 전자주주총회에 대한 관심은 덜하다. 전자주주총회의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구체화할 상법 시행령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전자투표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회사는 전자주주총회 관리기관에 운영을 위탁할 계획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시스템 구축의 기술적 어려움이나 법적 불안정성을 생각해보면 회사 입장에서 전자주주총회 운영 위탁을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전자주주총회 운영에 있어서는 실시간 전자투표와 질의 응답이 중요한데, 수년 동안 전자투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전자투표 관리기관(현재는 한국예탁결제원과 삼성증권 2곳만 있다)이 전자주주총회 관리기관 역할도 맡게 될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전자주주총회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한다.

전자주주총회와 관련해서는 주로 기술적인 사항들(주주 본인 확인, 접속 중단, 실시간 투표 집계 등)이 많이 언급되는데,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전자주주총회가 자리잡은 점을 보면 해결 가능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실시간 생중계로 주주 누구나 지켜볼 수 있고 외부에 공개될 수 있는 전자주주총회만의 특성이 잘 발휘되어 주주들의 발언이 충분히 보장되고 주주 입장에서 경영진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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