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m 산속에 에스컬레이터…현기증 나는 중국의 변화 [중국 천저우郴州 기행 下 ③ 7년 만에 가 본 중국]

7년 만에 찾은 중국은 놀라웠다.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산이 가장 눈에 띄었다. 망산은 떠오르는 관광지답게 최신 기술의 집약체였다. 해발 1,500m의 산 속에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놓은 것은 충격이었다. 암벽등반 볼트 하나 박는 것도 바위에 상처를 주는 것이라 자제하는 게 세계적인 흐름인데, 거침없이 대형 이동 수단을 깊은 산의 8부 능선에 설치한 것은 신기하고 놀라운 광경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고도 130m를 높이는 게 편하지만, 왠지 모를 죄책감이 느껴졌다.

도로가 없는 이 깊은 산까지 어떻게 대형 자재들을 실어 나르고, 공사를 했는지 과정도 궁금했다. 이 정도 시설물이라면 임도를 뚫어 자재를 날라야 하는데, 임도가 없었다. 해발 1,400~1,500m의 산속에 고도차 100m 이상을 연결하는 엘리베이터를 만든다는 발상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환경 파괴에 대한 반대 없이 얽매이지 않는 기발한 발상을 기초로 위험을 감수하고 이뤄낸 결과물이었다.

보수 공사를 하는 인부들을 한 번 마주쳤는데 비계(파이프 임시 구조물)를 오가면서도 로프나 하네스 같은 안전장치가 없었다. 달인에 가까운 건설 노동자들이 깊은 산에서 온갖 고생을 하며 지은 것으로 추측된다.

해발 1,589m에서 1,479m로 고도차 110m를 오르내리는 망산 에스컬레이터는 빽빽한 숲 사이에 지었고, 고도가 높아 비바람과 구름으로 관리가 어려울 텐데 지붕마저 없었다. 에스컬레이터 일대도 임도가 없었다. 아래에서부터 숲을 헤치고 공사를 하면서 올라온 것으로 추측된다. 100년 넘는 역사의 산악관광 강국이자 열차와 케이블카에 있어 오랜 노하우를 가진 스위스에서도 본 적 없는 기술이자, 기발한 발상이었다. 국립공원을 민간기업이 운영하며, 나라 특성상 환경 단체의 반대가 없어 가능한 것일 텐데, 동식물들에게 피해가 없을지 궁금하고, 염려되었다.

상업성도 눈에 띄었다. 고의령의 단하지모는 당장 유네스코 지질공원으로 선정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인데 바위를 깎아 계단을 만들고, 난간을 설치하고, 잔도를 연결하고, 화장실이나 매점 같은 시설을 만들어 놓았다. 걷기에는 안전하고 편하지만 천혜의 자연유산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조심스러웠다.

친환경 의식도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현지 가이드 말로는 광산이 많은 지역이라 물이 탁하고 공기도 나빴으나, 화력 발전소를 80% 이상 줄이고, 친환경 발전시설을 정부 차원에서 대체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공기가 맑고, 물고기가 있을 정도로 수질도 나쁘지 않았다. 관광지나 거리마다 자주 눈에 띌 정도로 쓰레기통이 많고 청소 인원들이 계속 수거하고 있어, 쓰레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내연기관에서 전기모터로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천저우 시내는 오토바이의 물결에 가까웠지만 모두 전기바이크라 소음과 매연이 없었다. 망산에서도 이동 시 전기셔틀차가 이용되었고, 취강 뗏목 투어는 전기모터의 장점을 극명히 보여 주었다. 뗏목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제조 단가를 낮추고, 전기모터를 적용해 소음과 매연을 없앴다. 관광객이 많은 시간이었지만 1분 또는 30초마다 출발하는 무수한 뗏목의 행진은 빠르고 원활했다. 혁신적인 새로운 기술은 아니지만, 최적의 조합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고 있었다. 관광이든, 다른 산업이든 조금만 돈이 될 것 같으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자본의 투입으로 막강한 생산력을 뽑아내고 있었다.

번화가에는 젊은 사람들로 넘쳤고, 일본이나 우리나라 거리와 큰 차이가 없는 유흥문화로 넘쳤다. 이렇게 거대한 활력 넘치는 도시가 우리나라로 따지면 충북에서 10번째로 큰 진천에 해당한다는 가이드의 설명이었다. 땅덩이와 인구가 차원이 다른 것은 분명하지만, 그 이상의 뭔가가 바뀌고 있었다. 낮은 인건비와 풍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중국이 발전하는 속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월간산 8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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