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침해 지적에도…학원가 ‘7세 고시’ 응시 티케팅까지 기승

신소윤 기자 2025. 8. 29.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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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부터 어렵네요. 합격은 둘째 치고 신청이라도 됐으면 좋겠어요."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영어학원은 7세 고시 대비를 위해 추석 특강과 매주 일요일 모의고사 신청자를 접수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5일 7세 고시가 "아동 인권을 침해한다"며 "극단적 선행학습 형태의 조기 사교육이 아동이 누려야 할 놀이·휴식·자기표현의 시간을 박탈하고 있다"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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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초등생 학원 입학시험 논란
서울 강남구 한 영어유치원 앞. 연합뉴스

“신청부터 어렵네요. 합격은 둘째 치고 신청이라도 됐으면 좋겠어요.”

시즌이 시작됐다. 매해 이맘때면 이른바 ‘7세 고시’ 전쟁이 본격화한다. 최근 교육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오픈채팅방 등은 7세 고시 정보를 묻는 내용으로 연일 뜨겁다. 10~11월께 예정된 예비 초등학교 1학년 대상 영어학원 입학시험을 앞두고, 최근 일부 학원에선 접수창이 열리자마자 마감되는 등 신청 단계부터 경쟁이 치열하다. 접수가 ‘1초 컷’으로 끝나기 일쑤라 대행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온라인 신청임에도 대행료 시세는 20만원에 형성돼 있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영어학원은 7세 고시 대비를 위해 추석 특강과 매주 일요일 모의고사 신청자를 접수하고 있다. 유명 영어학원 레벨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한 준비를 시켜주는 소위 ‘프렙 학원’인 이 학원은 아이들이 치르는 모의고사에 대해 ‘대치동 탑5’ 입학시험 기출문제를 다룬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치동 일부 학원만의 얘기가 아니다. 부산의 한 영어학원은 영어학원 시험 대비를 위해 영어유치원을 그만둔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기졸업반’ 수업을 개설했다. 수업은 오전 9시께부터 오후 3시까지 이어진다. 수업 내용은 매일 모의고사, 오답 정리, 작문, 문법 수업 등이 포함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5일 7세 고시가 “아동 인권을 침해한다”며 “극단적 선행학습 형태의 조기 사교육이 아동이 누려야 할 놀이·휴식·자기표현의 시간을 박탈하고 있다”고 의견을 냈다. 이에 앞서 사교육업체 단체인 한국학원총연합회도 유아 영어학원의 입학시험을 전면 금지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구속력 없는 이런 권고나 결의는 7세 고시 열풍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과도한 선행 사교육 풍토로부터 아동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신소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한겨레에 “7세 고시 규제에 대한 인권위 의견 등은 매우 의미 있는 행보”라며 “한발 더 나아가 아동 발달을 해치는 비교육적이고 불필요한 사교육 상품과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7세 고시 열풍에 주목하고 조만간 관련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사교육 시장에 대한 교육부의 관리 감독 권한이 초과 교습비 징수와 불법 명칭 사용 등 운영 실태조사나 행정지도에 머무른 탓에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교육부 관계자는 “준비하고 있는 대책에 대해선 아직 공개하기 어렵다”고만 말했다.

현재 국회엔 7세 고시 열풍을 제한할 수 있는 학원법 개정안이 여러 건 발의돼 있으나 논의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주로 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교습 시간을 1일 30분 이하로 규제하는 게 뼈대인 의원 발의안이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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