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매대에 점주·직원 불안… 전국 홈플러스 15곳 폐점 예고에 지역 경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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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홈플러스 울산 남구점.
이에 울산과 인천 등 홈플러스가 있는 지역의 기초단체장들은 폐점 반대 공동 선언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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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고용불안, 전환 배치 현실성 없어"
지역 공동화 우려에… 지자체 "정부 나서야"

27일 오후 홈플러스 울산 남구점. 1층 식품관이 저녁 장을 보러 온 손님으로 북적인다. 곳곳에선 할인 행사를 알리는 안내 방송이 쩌렁쩌렁 울리고, 직원들은 쉴 새 없이 빠진 물건을 다시 채우느라 분주하다. 하지만 다른 코너로 발걸음을 옮기자, 이같이 활기찬 모습과는 거리가 먼 분위기가 연출된다. 2, 3층 의류와 화장품, 생활용품 매장은 눈에 띄게 한산하고, 장난감과 문구류 매대는 텅텅 비어 있다. 빈 매대를 감추려는 듯 자체 브랜드(PB)에서 생산한 A4용지로 매대 전체를 채운 곳도 보인다. 2층 무빙워크 바로 옆에 있는 매장은 천막으로 가려진 채 '신규 브랜드 입점 예정'이라는 안내문만 덩그러니 붙어 있다. 한 입점 업체 직원은 "최근 몇 개월 사이 화장품, 의류, 신발, 이불 등을 판매하던 임대 매장 10여 곳이 빠져나갔다"며 "남아 있는 매장도 물건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개점휴업인 곳이 많다"고 했다.

사실 이곳(홈플러스 울산 남구점)은 폐점을 앞두고 있다. 홈플러스가 지난 13일 임대료 조정 협상에 진전이 없는 점포의 폐점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울산 북구점도 폐점을 앞두고 있어 울산에 있는 홈플러스 점포 네 곳 중 두 곳이 폐점될 예정이다. 전국으로 보면 총 15개 홈플러스 점포의 폐점이 예고됐다.
해당 점포에 입점해 있는 매장 수는 대략 300여 곳으로 추산된다. 이들 매장은 '특수상권'으로 분류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계약 갱신 청구권은 물론 권리금이나 인테리어 비용 보상도 어렵다. 당장 11월 폐점을 앞둔 울산 북구점 한 입점 업체 점주는 "(폐점까지) 3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구체적인 보상안도 없고, 당장 어디에서 어떻게 다시 생계를 이어갈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직원들은 고용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폐점이 결정된 점포의 경우 고용 유지를 전제로 직원을 인근 점포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을 우선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노동계는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손경선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울산본부 남구지회장은 "울산남구점만 해도 10년 넘게 인력 충원이 없어 직원 평균 연령이 56세에 달하고, 노동 강도도 크게 늘었다"며 "사측이 위로금 300만 원에 전환 배치 후 1년 인사 발령 금지 등을 약속했지만, 250여 명(남구·북구점 직원)을 한꺼번에 다른 점포로 옮긴다는 건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역 사회 반발도 거세다. 단순한 점포 철수를 넘어 지역 경제 전반에 타격이 크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지난해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펴낸 '대형마트 폐점이 주변 상권 매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마트 폐점 후 반경 2㎞ 주변 상권 매출액은 5.3% 줄었다. 특히 골목 상권은 매출액이 7.5%, 매출 건수는 8.9% 감소했다. 이에 울산과 인천 등 홈플러스가 있는 지역의 기초단체장들은 폐점 반대 공동 선언에 나서고 있다.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은 “폐점 상태로 방치될 경우 인근 상권 붕괴는 물론 지역 공동화‧슬럼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직접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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