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손짓 받자 천안문서 중러 손잡는 김정은

북한 김정은이 다음 달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전승절 80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베트남 국가주석 등 20여 국의 정상급 인사가 방문한다고 중국이 밝혔다. 우리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간다.
김정은이 여러 정상들이 모이는 ‘다자 외교’ 무대에 등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일성은 비동맹 정상회의 등에 참석한 적이 있지만 김정일도 다자 무대에 나선 적이 없다.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서는 것도 처음이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북·러 관계는 전례 없이 좋다. 러시아는 북한에 석유·식량뿐 아니라 첨단 무기 기술도 제공했다. 반면 북·중 관계는 이상하리만치 냉랭했다. 중국은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이 산책한 것을 기념하는 ‘발자국 동판’을 없애버렸다. 김정은 돈줄인 북 노동력의 중국 유입도 막았다. 북한은 무역의 95%를 중국에 의존한다. 북·중 관계가 나쁘면 경제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중 열병식 초청은 김정은이 체면을 깎지 않고 북·중 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기회였다.
김정은은 2018년에만 세 차례 방중했다. 트럼프와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전후한 시점이었다. 2019년 방중도 트럼프와 하노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졌다. 얼마 전 트럼프는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올해 내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북한도 트럼프에 대한 직접 비난은 자제하고 있다. 김정은이 트럼프를 다시 만나 북핵 등을 놓고 담판하려면 든든한 뒷배가 필요하다.
이 대통령은 한일, 한미 정상회담으로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의 기본 틀을 재확인했다. 미국에서 “과거처럼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을 취할 수 없다”며 친중 이미지를 덜어내기도 했다. 중국의 ‘김정은 참석’ 발표는 이 대통령의 방미 귀국 직후 나온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주한 미군을 중국 견제용으로 바꾸려는 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018년만 해도 김정은은 ‘비핵화’란 말을 썼지만 지금은 ‘핵보유국’임을 강조하고 있다. 러시아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무력화했다. 북·중·러 전체주의 세력의 결집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 등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김정은의 다자 무대 첫 등장은 격랑이 가져올 변화에 대비하려는 것일 수 있다. 우리 안보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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