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 '에이번 유'로 화려한 부활
러벨 탄생 150주년 기념, 라벨 피아노 전곡 독주회
캐나다 대표 피아니스트 에이번 유 영혼 강탈 연주
노경원 교수의 친절한 해설, 감상에 몰입감 더하다

제18회 김해국제음악제가 '건반 위에 라벨' 라벨 피아노 전곡 독주회로 문을 열었다. 지난 26일 김해서부문화센터 하늬홀에서 오후 6시 30분 공연의 막이 올랐다. 관객들로 가득찬 하늬홀에서 노경원 인제대 교수(집행위원장 겸 총감독)가 3부까지 이어지는 공연의 해설을 맡아 진행했다. 클래식에 입문하는 관객들을 위해 모리스 라벨에 대해 알려주고, 연주되는 곡을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친절하게 설명했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에이번 유(Avan Yu)가 라벨 음악 전곡을 3시간에 걸쳐 연주했다.
탄생 150주년을 맞은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1875-1937)은 '정밀한 시계공'이라 불릴 만큼 치밀한 구조와 완벽한 색채감으로 작품을 빚어낸 프랑스 인상주의 작곡가다. 드뷔시와 비견되지만, 드뷔시가 자연스러운 흐름과 직관적 감각을 중시했다면 라벨은 균형·형식·세련된 장식을 중시했다.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에 정통했고, 스페인 혈통의 어머니로부터 이국적 리듬과 선율에 매혹됐다. 그의 음악은 차갑도록 정교하면서도, 동시에 시적이고 몽환적인 매력을 품고 있다.
'건반 위의 라벨'은 인상주의 작곡자인 라벨의 피아노 전곡 연주회다. 국내 최초로 피아니스트 에이번 유가 라벨의 소품부터 대작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모든 피아노 작품을 40-45분씩 3부로 나눠 연주하는 기염을 토했다. 에이번 유의 대장정 연주를 듣는 관객들은 숨이 멈추는 듯, 숨이 가쁜 듯 가슴 위에 손을 올렸다. 숨쉬기가 힘들 정도였다. 그의 화려한 기교와 탁월한 연주실력이 청중을 압도하고 영혼을 강탈했다. 연주를 보는, 듣는 내내 에이번 유의 손과 몸짓을 봤다. 피아노가 손을 튕기는 것인지, 손이 피아노를 튕기는 것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독주회는 3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는 라벨의 뿌리와 고전적 회고에 해당하는 곡으로 '그로테스크한 세레나데/ 고풍스러운 미뉴에트/전주곡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쿠프랭의 무덤'
2부는 성숙기 예술세계와 헌정·교류에 속하는 곡 '하이든 이름에 의한 미뉴에트/ 거울/ 보로딘 풍으로/ 샤브리에 풍으로/ 소나티네'

1부에서 2부, 3부로 갈수록 청중들은 빨려들어 갔다. 1부는 라벨의 초기작이고 2부는 라벨이 성숙기에 만든 작품이고, 3부는 정점을 찍을 때 작곡한 것이다. '1부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2부의 거울, 3부의 물의 유희(희롱)'연주를 들으면서 현실과 환상의 세계, 선계를 넘나들었다. 라벨 음악 전곡을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김해국제음악제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관객들은 말했다.
노경원 교수는 올해 김해국제음악제의 예매표 비율이 김해 외 지역이 30%, 작년도는 외부 67%였다고 한다. 연주자에 따라 외국에서도 오고, 특히 서울 관객이 많이 온다고 했다.
정가가수 제민이 씨는 에이번 유(Avan Yu) 공연을 본 후에 "각 파트별 다양한 곡들을 섬세하게 풀어내는 연주가 인상 깊었다. 자신의 기량을 뽐내기 위한 연주가 아니라 라벨의 곡들을 자신의 피아노 선율에 고스란히 녹아낸 연주였다. 라벨을 잘 모르는 사람도 그의 연주를 듣는다면 라벨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 같다. 악장 중간 중간 박수소리에도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강인한 모습이 멋졌다. 관객들의 박수가 나오기 전 미리 미세한 손동작으로 연주의 흐름을 이어나가는 예티튜트가 배려하는 마음이 묻어나 편안한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18회 김해국제음악제 두 번째 공연 '음악, 세계를 품다'가 오는 30일 토요일 오후 3시에 김해문화의전당 마루홀에서 개최된다. 이 공연은 다양한 국가의 연주자와 작곡자들의 작품이 선보인다. 전쟁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발레리 소콜로프가 국민주의 작곡자인 시벨리우스의 명작 바이올린 협주곡을, 인제대학교 노경원 교수가 라벨의 대표작 'G조 피아노협주곡'을 연주한다. 정병휘 지휘자와 호흡을 맞추는 KNN방송교향악단이 함께 연주한다. 올해 스페인 수교 75주년을 맞아 내한하는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이 임재식 지휘자와 함께 스페인 오페라를 선보여 스페인의 열정과 이국적인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제18회 김해국제음악제가 성황리에 성공적으로 막을 내리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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