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땅밀림’ 우려지 241곳…위험 관리 ‘사각’
[KBS 창원] [앵커]
지난달 극한호우 당시 산청 상능마을은 땅밀림으로 지반 전체가 통째로 무너지면서, 자칫 큰 인명 피해가 날 뻔했습니다.
상능마을과 같이 땅밀림 발생 위험이 크거나 우려되는 지역, 산림청이 파악한 곳만 전국에 241곳에 이릅니다.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요? 현장 K, 김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진이 난 듯 솟구친 땅과 갈라진 옹벽, 마을 전체가 폭삭 내려앉았습니다.
2018년 태풍 '콩레이' 당시 경북 경주에서는 도로가 종잇장처럼 구겨졌습니다.
김해 내삼농공단지에서는 2002년 무너진 산이 공장을 덮치면서 18명이 매몰돼 1명이 숨졌습니다.
모두 산이 통째로 밀린 '땅밀림' 재난입니다.
이 같은 '땅밀림 우려지'는 산림청 파악으로 전국에 241곳이나 됩니다.
경남은 64곳으로 26%를 차지합니다.
퇴적암 지질에 '점질토'가 많아 땅밀림에 취약한 겁니다.
산청 상능마을과 불과 18km 떨어진 이 산은 단차가 한눈에 보일 만큼 '땅밀림' 징후가 뚜렷합니다.
저수지가 인접해 있는데다 하류에 마을이 있어 위험합니다.
하지만,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B등급'으로 관리 중입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여기가 정말 위험하다고 하는 이유가 비가 많이 오면 만수위가 될 거 아닙니까? 땅밀림으로 토석이 밀려들면 저수지가 터질 거예요."]
산림청은 당초 2024년까지 '전국 땅밀림 위험지도'를 개발한다고 밝혔습니다.
[임상섭/산림청장/2021년 7월 : "(산사태 범주 안에) 땅밀림, 토석류, 산사태 이런 것들이 다 포함되기 때문에, 그 취약지역이나 이런 것으로 지정되면 관련 법률에 따라 (개발행위) 제한을 받도록..."]
하지만, 현재까지 위험지도는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현장에 가봤습니다.
땅밀림 우려 지역입니다.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렸을 때 토양 유실과 빗물 침투를 막기 위한 방수포가 덮여 있습니다.
하지만, '산사태 취약지역'으로는 지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른 지역들도 마찬가지.
실제 위험성이 낮다는 이유로 취약지역 지정에서 제외되는가 하면, 땅 주인과 협의가 안 돼 지정 절차가 지연되는 곳도 있습니다.
[밀양시 관계자/음성변조 : "예전에 한 번 타진은 했는데 취약지 지정되어서 간판 세우고 하면 땅값 떨어진다고 취약지 지정을 원치를 않아요."]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땅밀림의 73%가 산 절취나 토사 채취, 광산 개발 등 인위적인 개발이 원인입니다.
대형 재난을 막기 위해 개발 전 땅밀림 위험성 검토가 필요하지만, 현재는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박재현/경상국립대 환경산림과학부 교수 : "개발할 때 여기가 땅밀림 우려가 되는 곳인지를 모르잖아요. 허가를 내줄 때 그러한 곳들에 대해서 (지반) 안정성을 검토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극한 호우가 일상이 된 시대, 전문가들은 일본처럼 땅밀림의 원인과 특성에 맞는 별도의 법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현장K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최현진/그래픽:박부민
김소영 기자 (kantap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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