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북 경협 준비해야” “소비재 대중 수출 일시 줄수도”
한미정상 회담 이후 인천의 기회와 위기
남북 경색전 인천항 거점항만 역할
바닷모래·무연탄 물동량 효과 노릇
개발수요 늘면 건설자재 증가할 듯
李, 안미경중 벗어난 대중관계 예고
중국 협력 줄면 지역기업 악영향
기업 수출국 다변화 인센티브 필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와 대중관계에 있어서 도시 인천의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확인된다. 남북관계는 비교적 맑은 날씨가 예고되는 반면, 대중관계에 있어서는 당분간 흐린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남북관계 ‘맑음’
남북관계 개선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교착 상태였던 남북관계가 개선된다면 가장 큰 수혜지는 단연 인천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남북관계가 경색되기 이전 인천항은 대북 교류의 거점항만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남북해상 운송이 활성화하던 시기에 남북간 정기항로에 선박 3척이 운항했다. 인천항과 남포항에 2척, 부산항과 나진항 1척 등이었다. 부정기항로에도 선박 36척이 운항했다. 바닷모래와 무연탄 등이 주요 화물이었다. 당시 인천항의 대북 물동량 처리 비중은 2000년 55%에서 2010년 86.6%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대북교역의 대표항 역할을 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며 북한의 낙후한 SOC 시설 등으로 투자가 이뤄져 개발 수요가 확대된다면 시멘트, 건설자재·장비 등의 해상수요가 늘어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반대로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경우에는 그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인천항을 통해 북으로 향하던 화물은 사라졌고, 관련 기업도 타격을 입었다.
인천연구원 남근우 연구위원은 “남북관계가 비교적 좋았을 시기에는 결코 적지 않은 부분의 지역 경제가 활성화하는 측면이 있었다”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이뤄질 대북 경제 협력을 인천이 미리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애에 북한은 아직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최근 담화를 통해 이 대통령 실명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의 한반도 구상을 비난했다. 북한은 이 대통령을 “비핵화 망상증에 걸린 위선자”로 불렀고, “비핵화에 아직도 헛된 기대를 점쳐보는 것은 너무나 허망한 망상”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연내에 만나고 싶다”고 했던 발언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북미관계 개선이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결론이 나온다. 남북관계 개선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졌지만 아직 대화 채널이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인천이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 대중관계 ‘흐림’
‘안미경중’을 벗어난 대중관계 변화를 예고한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에 따라 중국과의 관계는 불확실성이 커졌다. 인천지역 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중국이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며, 만약 경제협력이 줄어들 경우 인천지역 기업들은 일시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인천지역 기업의 전체 교역액 1천233억2천600만달러(약 171조2천11억원)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1.3%에 달했다. 수출액은 169억5천400만달러(약 23조5천355억원)로, 전체의 28.5%를 차지했다. 인천지역 기업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금액은 대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91억3천400만달러(약 12조6천779억원)나 됐다. → 그래프 참조

중국 제조 공장으로 반도체나 무선통신기기, 석유화학중간원료 등 중간재를 수출하는 인천지역 기업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천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컨테이너 물동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지난해 인천항의 대(對) 중국 컨테이너 교역량은 215만9천555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체 물동량의 60.7%에 달하는 수준이다.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의 인천항 컨테이너 교역량을 합쳐도 중국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중카페리를 제외한 인천항 정기 컨테이너 항로 59개 중 중국 지역 항만을 기항하는 항로는 49개나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에 있던 글로벌 제조공장이 동남아시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어 중간재 수출에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소비재나 인천항 물동량은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인천본부 기획조사팀 이동재 과장은 “반도체나 무선통신기기는 중간재 성격의 화물은 글로벌 공급망 개편에 따라 중국 의존도가 많이 줄어들면서 다변화가 진행 중이지만, 인천지역 기업의 중국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화장품과 같은 소비재는 시장을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일시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려면 기업들이 수출 국가를 다변화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등을 지원하고, 인천항 정기 컨테이너 항로가 다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천연구원 김운수 선임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설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도 도움을 줘야 한다”며 “다양한 국가로 향하는 화물이 인천항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 신흥 시장 중심으로 정기 컨테이너 항로를 개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호·김주엽 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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