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불법투기… 기획부동산 악용 7개월만에 12억 차익 실현
道, 부동산 전담수사관 6명 투입
회사 기숙사로 위장전입 등 적발
누나 명의 농업회사 대리경작도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서 부동산시장을 교란하는 불법투기 행위는 성행, 경기도가 직접 이에 대한 칼을 빼들었다.
손임성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경기도는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부동산 전담 수사관 6명을 투입해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불법투기 행위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며 “실사용 목적이 아닌 투기적 거래로 토지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용인시 처인구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50대)씨는 아들·친구들과 함께 용인 이동읍에 소재한 농지에 직접 벼농사를 짓겠다며 허가받았지만 마을 주민에게 의뢰해 대리 경작을 하게 했다.
투기 조사에 대비해 농약·비료 구입 내역 등 증빙자료를 준비한 것으로 보아, 부동산 관련 제도 등을 계획적으로 악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투기금액은 9억9천만원이다.
화성시에 거주하는 피의자 B씨는 용인시 남사읍 임야 3필지를 취득하기 위해 피의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기숙사로 위장전입하고, 임업경영을 목적으로 허위로 토지거래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허가 조건인 나무 식재와 조림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토지를 방치해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

기획부동산 제도를 악용한 사례도 있다.
인천에 사무소를 둔 법인의 대표 C(60대)씨와 D(40대)씨는 서로 공모해 2022년 11월 임야 1필지를 7억1천만원에 매입한 뒤 주부 등 30여명의 상담사를 고용해 “해당 토지가 도시개발사업지구에 포함돼 환지를 받을 수 있다”고 거짓으로 홍보해 투자자를 모집한 뒤 ‘지분쪼개기’를 시도했다.
이후 해당 필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며 지분쪼개기가 허용되지 않게 되자, 기획부동산은 매수자를 상대로 “허가구역이 조만간 풀릴 것”이라며 “당장 거래 허가가 나지 않아 소유권이전 등기가 나지 않으니 근저당권 설정 등기로 거래하자”는 내용의 합의 약정서를 작성하고 부동산을 거래했다.
해당 기획부동산은 이렇게 취득한 토지를 19억3천만원에 매도해 7개월 만에 12억2천만원의 차익을 챙겼다. 이들이 작성한 합의 약정서 및 근저당권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
이밖에도 E(50대)씨는 본인의 누나 명의로 농업회사법인을 설립, 법인 명의로 토지를 취득했지만 실제 농업에 이용하지 않고 대리 경작하다가 적발됐다. 그는 농업회사법인이 거주지 제한을 받지 않고 대출이 용이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임성 실장은 “불로소득 근절을 위해 지난해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아파트를 대상으로도 부정청약 고강도 수사를 실시 후 12월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영지 기자 bbangz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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