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봉부터 김수로·허황옥 설화까지…詩로 되살린 가야사

박현주 책칼럼니스트 2025. 8. 2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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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국 유사- 장정임 서사 시집/불휘미디어/1만2000원

장정임 시인이 가야의 개국 역사 및 사상 등을 담은 서사 시집을 냈다. 가야 역사에 더해 김해의 역사까지 흐르는 시집이다. 시 ‘구지봉석 고인돌의 노래’에서 일부를 소개한다. “나는 다 보았다/ 내 아래 묻히던 구야국의 족장/ 여기서 탄강하던 김수로왕도/ 신라에 나라를 바치던 날/ 통곡하던 백성들도/ 한석봉이 내 등에 글을 쓰던 날도/ 일제가 구지봉의 목을 끊는 날도/ 나는 다 지켜보았다// 구야에서 가야/ 금관군에서 금관소경/ 김해부에서 금주도호부/ 금주현에서 금주목/ 김해부에서 김해군으로/ 이름마다 새겨진 온갖 시련들// (중략) 4세기에도 20세기에도/ 김해는 세계가 섞이는 곳// 영화와 수난과 굴욕이 스쳐 간 땅/ 삶과 인종과 문화를 뒤섞으며/ 역사는 실핏줄처럼 살아 있구나// 지워져 버린 역사의 여백 위에/ 웅혼하게 되살아 오는/ 가야 이야기/ 그 긴긴 이야기/ 아직도 끝나지 않은 가야 이야기” .

가야 역사를 어느 정도 알고, 오늘날 김해시가 있기까지의 과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시의 구절마다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가야의 아름다움과 김수로왕과 허황옥 왕후의 모습이 특별한 감흥을 주는 이 시집을 읽다 보면 가야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 역사 공부가 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장정임 시인은 1988년 한국작가회의 문학무크 ‘여성운동과 문학 1집’(실천문학사)으로 등단했다. 30년 전 김해를 처음 만난 이후 김해 역사를 알아 가기 시작했다. 김해 시내에 몇 발만 디디면 만나는 유적들, 수로왕릉 허왕후릉 구지봉 고분박물관 은하사 분성산. 시인은 그 모든 곳에서 가야를 읽어내어 서사 시집으로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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