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권vs사유지 보호 충돌… 송도 아파트단지 통행로 차단 논란

장수빈 2025. 8. 28. 19:2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타 아파트 입주민과, 반려견, 외부인의 출입을 일절 금합니다'라는 팻말을 설치했다. 사진=독자 제공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단지 내 통행로를 차단하자, '사유지 보호'와 '보행권 보장'을 둘러싸고 인근 아파트와 갈등이 커지고 있다.

28일 연수구청 등에 따르면, 송도 5공구에 위치한 A아파트는 최근 단지 중앙통행로에 화분과 펜스를 설치하고 출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앞서 A아파트는 차단 조치 이전부터 '타 아파트 입주민과 반려견, 외부인의 출입을 일절 금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을 부착한 바 있다.

문제는 이 통행로가 A아파트 주민뿐 아니라, 인근 아파트 주민들도 A아파트 내 국공립 어린이집과 인근 상권으로 향할 때 가장 빠른 동선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이다.

A아파트 바로 옆에 위치한 B아파트 주민들은 이 통행로를 이용하지 못하고 우회하게 되자, 관련 민원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오랫동안 이용하던 단지 내 보행통로를 일방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집단 이기주의다", "안전을 위해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동선을 우회해야 하고 특히 어르신이나 아이들은 더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주민은 해당 통행로가 '공공보행통로'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공공보행통로는 지구단위계획상 일반인의 보행 통행을 위해 개방이 명시된 구간으로, 도시계획과 보행권 보장 차원에서 시민 이동편의를 위해 지정된다.

만약 이러한 통행로를 무단으로 막을 경우, 건축법 시행령 제86조 등에 따라 행정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

A아파트 측은 특정 주민을 배제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면서 보안과 안전상의 이유로 통행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A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1일 관할 구청에서 녹지공사를 예고해,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펜스 등을 설치했으나 공사가 미뤄졌다"며 "그럼에도 펜스를 치우지 않은 이유는 이 통행로에 외부인의 통행이 잦고 이륜차 사고 위험, 쓰레기 무단투기, 시설물 파손 등이 지속돼 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특히 지난 6월 입주민과 자전거 간 충돌사고가 발생했고, 입주민들의 우려에 따라 조치한 것"이라며 "해당 통행로 외에도 출입로가 많아 외부인의 보행 불편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연수구는 이 같은 갈등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며 중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구 관계자는 "문제가 된 통행로는 법적으로 공공보행통로가 아닌 공동주택 단지 내 '사유지'이기 때문에, 구에서 강제적으로 조치할 수는 없다"면서도 "입주민 간 갈등이 깊어진 만큼, 각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장수빈 기자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