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수업 중 스마트폰 금지법

스마트폰은 나의 분신(分身), 아니 신체의 일부가 됐다. 안 보이면 불안해지는 노모포비아(no mobile-phone phobia) 시대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곧바로 패닉이다. 용돈을 줄일지언정 통신요금 미결제는 용납할 수 없다. 온종일 영상과 콘텐츠 등 재밌는 볼거리가 쏟아진다. 자칫 알고리즘의 노예가 되어 디지털 감옥에 갇히기 쉬운 디지털 환경이다.
내년 3월 1학기부터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이 법으로 금지된다.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학생들은 수업 중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PC 등 모든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 나라 밖에서도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을 금하는 추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는 최근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폰 프리(phone free)법’을 도입했다. 2018년 프랑스, 2019년 호주, 지난해에는 네덜란드가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했다.
교원단체는 환영이다. 녹음과 촬영으로 교육 활동에 어려움을 호소해온 터라 납득이 간다. 하지만 학생들은 당장 불편하다. 청소년의 인권·자율권과도 충돌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디지털 기기 제한의 기준과 방법을 학교에 떠넘긴 것도 문제다. 스마트폰을 일괄 수거할지, 아예 가져올 수 없게 할지 학교가 정해야 한다. 학교별 학칙에 따라 형평성도 논란거리가 될 테다. 수업 중 ‘몰폰’(몰래 스마트폰 사용)이 조용히 퇴장할지 의문이다.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는 해묵은 고민거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만 10~19세)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42.6%에 달한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초4·중1·고1 학생 124만9천327명을 대상으로 한 ‘2024년 청소년 미디어 이용 습관 진단 조사 결과’도 심각하다.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청소년은 22만1천29명으로 조사 대상의 17.7%로 나타났다.
그동안 학교는 교육부의 ‘생활지도 고시’와 학교별 학칙에 따라 수업 중 스마트폰을 금지해왔다. 구속력이 약하다 보니 학교 현장은 지도에 애를 먹었다. 학교의 권위가 안 먹히니, 아예 금지법으로 못 박은 것이다. 교실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표준 학칙’이라는 큰 틀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 학습권과 교권에 모두 이로운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가 필요한 때임은 분명하다.
/강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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