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 상호기부 넓히고 민간플랫폼으로 편하게…더 사랑해줄 거제~
양대 조선소 있는 조선업 도시
이주민 많아 비교적 기부 저조
시, 노동자 맞춤형 홍보 계속
기부자 호응·접근성 제고 박차

거제(巨濟)는 '크게 구한다'라는 뜻이다. 임진왜란 때에는 바다에서 나라를 구했고, 한국전쟁 때에는 수많은 피란민과 포로를 포용했다. 옛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라는 양대 조선소가 들어서며 '조선 도시'로 거듭난 거제에는 외국인 노동자를 비롯해 고향을 떠나온 이주민이 많다. 이러한 도시 특징은 고향사랑기부제에서 다소 불리하게 작용한다. 거제가 고향인 출향인들에게만 기부 참여를 기대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2023년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이후 지난 2년간 기부 참여 추세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지난해 고향사랑기부 모금액을 보면 전년 대비 전국 평균 증가율이 35%인 데 비해 거제시는 0.7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기부액 규모에서 하위권에 맴돈다.

◇올해 3억 원 넘길까 = 지난 2년간 거제시 고향사랑기부 누적 모금액은 5억 9400만 원 정도이다. 지난해 모금액은 2억 9800만 원으로, 전년 2억 9600만 원보다 약 200만 원(0.75%) 늘었다. 모금 건수는 지난해 2566건으로, 전년 2378건에서 199건 증가했다.
금액별 기부를 보면, 세액 공제를 100% 받을 수 있는 10만 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첫해 1868건(1억 8680만 원)에서 지난해 2315건(2억 3100만 원)으로 건수와 금액 모두 크게 늘었다.
10만 원 미만은 첫해 417건(447만 3000원)에서 지난해 182건(600만 원)으로, 건수는 줄었지만 금액은 늘었다.
10만 원 초과∼500만 원 미만 기부액은 감소했다. 고액 상한선이었던 500만 원도 첫해 7건 3500만 원에서 지난해 5건 2500만 원으로 줄었다. 고액 기부자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눈에 띈다. 거제면 명진리 출신인 문 전 대통령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매년 500만 원을 기부했다.
연령별로는 지난해 30대가 831건(8600만 원)으로 가장 많이 기부했다. 이어 40대 675건(7200만 원), 50대 594건(6600만 원), 20대 이하 331건(3100만 원), 60대 이상 135건(4300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조선소 등 노동자가 많은 도시 특성상 연말정산이 필요한 젊은 층 기부 참여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기부자 거주지를 보면 경남이 금액 기준으로 42%를 차지해 비중이 컸다. 다음으로 부산(18%), 서울(13%), 경기(12%) 순이다. 다른 시도(광역) 지역은 1~2% 수준이었지만, 참여 범위가 전국에 고루 분포돼 있었다.

◇답례품·기금 사업 확대 = 시는 올해 계약 기간이 만료된 기존 답례품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품목을 선정했다. 4월부터 28개 업체 44개 품목을 제공한다.
선정된 답례품은 모두 지역에서 생산되거나 가공된 것이다. 지역 농가와 지역 업체 소득 증대에 도움되도록 답례품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3년 차를 맞아 기부자들이 더욱 만족할 수 있는 답례품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답례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공급업체 컨설팅을 강화해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기 품목은 거제사랑상품권에 이어 한돈 세트, 건멸치, 전통주, 유자액상차, 훈제굴 등 순으로 나타났다. 표고버섯과 칡즙, 돌미역, 블루베리, 새싹인삼, 유자쿠키, 멸치액젓도 꾸준히 찾는 답례품이다.
시는 지난해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조성된 기금을 활용해 '뽀송뽀송 경로당 제습기 지원 사업'을 했다. 지역 내 경로당 322곳에 제습기를 전달했다.
올해는 경로당 304곳에 전기밥솥을 제공하는 '따끈한 한 끼 지원 사업'을 했다. 아울러 아동돌봄시설 18곳에 소규모 개보수와 교육용 기자재를 지원하는 '아동돌봄시설 교육·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더했다. 2개 사업에 모두 1억 원을 투입했다.
시 관계자는 "기부자의 소중한 뜻을 실질적인 복리 향상에 반영하고자 수요를 조사해 맞춤형 사업을 기획했다"며 "더 많은 기금 사업을 발굴해 지역 복지와 공동체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활성화 방안 찾기 안간힘 = 시는 고향사랑기부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도록 '지정기부'와 '민간 플랫폼' 활용 방안 등 다양한 기부 방식 도입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도입된 지정기부는 기부자가 지자체 특정 사업을 선택해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기부금 사용처를 명확히 알 수 있어 기부자들 참여를 이끌어 내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는 기부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만한 특색 있는 지정기부 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민간 플랫폼을 통해 기부 접근성과 편리성을 높일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도내 지자체 중에서는 최근 거창군과 통영시가 각각 '위기브'와 '웰로'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 사례를 참고해 민간 플랫폼 등 기부 창구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특히 기업체와 협력해 노동자 대상 맞춤형 홍보를 지속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 내 노동자들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인재들로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할 수 있는 잠재적 기부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관광 산업과 연계해 방문객이 많은 장소를 중심으로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올 하반기에는 추석 등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는 출향인을 대상으로 홍보에 집중하고, 수도권 팝업스토어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봉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