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보도 소송에 연수구 예산 쓴 이재호 청장 고발…경찰 수사 착수

인천 한 시민단체가 이재호 연수구청장을 상대로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연수구청이 지역 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하면서 발생한 비용을 구 예산으로 사용했다는 이유다.
28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치개혁을 꿈꾸는 인천인 모임’(이하 단체)은 이달 이재호 구청장을 업무상 배임, 횡령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해당 사건은 인천경찰청 반부폐경제2계로 배당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단체는 연수구가 지난 2023년 인천지역 한 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했던 정정보도 청구 소송 비용을 이재호 구청장 사비가 아닌 연수구 예산으로 사용한 점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연수구 고문변호사에게 지급된 수임료 등 소송비용은 약 500만원이다.
해당 언론사는 지난 2023년 5월 이재호 구청장이 한 행사장에서 ‘감히 구의원이 구청장이 세운 예산을 깍아’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연수구는 구청장이 해당 발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언론사 보도로 인해 ‘연수구가 명예를 훼손당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항소심에서 패소하고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단체 관계자는 “이재호 구청장의 개인적 발언으로 보도가 시작됐고, 구청장 본인의 명예훼손과 관련된 사건임에도 연수구가 원고로 나서 정정보도 소송을 제기했다”며 “고문변호사 비용뿐만 아니라 소송에 패소하면서 상대 측 소송비용까지 연수구민의 세금으로 충당됐다. 구 예산을 개인적 소송에 사용해 기관에 손해를 끼친 것”이라고 했다.
연수구는 소송 과정에서 연수구의 원고 지위가 인정된 만큼 예산 사용이 적법하다는 입장이다. 연수구 관계자는 “연수구청장의 언행으로 연수구의 명예훼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수구가 원고로서 정정보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내용이 법원 판결문에도 명시됐다”며 “해당 소송을 구청장 개인의 명예훼손과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재호 연수구청장도 “언론사에 대한 정정보도 소송은 개인적 차원에서 진행한 게 아니다”라며 “내가 직접 지휘하지 않았고, 관련 부서에서 고문변호사 자문을 받아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조경욱 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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