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도시의 미학, 사람들의 풍경

"시간이 정지한 듯한 도시, 그러나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곳" 바로 보스턴이다.
보스턴은 미국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정치와 학문, 신앙과 예술의 뿌리를 품은 곳이다. 이곳을 걷는다는 것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나라의 탄생을 목격하고, 청교도들의 신념을 되새기며, 에머슨과 호손이 남긴 사유의 흔적을 밟는 여정이다.
보스턴의 아침은 '고요한 심포니'로 시작된다. 잘 다듬어진 잔디와 가로수길, 새소리, 찰스강을 가로지르는 산책하는 사람들, 삶의 리듬이 느리고 정제되어 있다.
바쁘지만 조급하지 않은 사람들, 도시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은 여유가 있고 이곳 사람들은'사는 법'을 즐기는 것 같았다.
속도가 미덕이 아닌 이 도시에서, 필자는 여유를 가지고'지금 여기'의 시간을 귀하게 여기는 태도를 배웠다.
어느 날 조용히 찾아온 시구처럼…
"빠르게 살지 않아도 괜찮아, 느리게 걸어도 충분히 아름다워질 수 있어"
보스턴은 그렇게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고풍이 살아 숨 쉬는 미술관 :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보스턴의 조용한 아침, 햇살은 석조 건물의 고요한 정면을 쓸고 지나간다.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 그 이름만으로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역사와 예술이 만나는 장엄한 공간이다.
고딕풍의 오래된 건물, 정원의 고요한 수목, 그리고 그 속에서 숨 쉬는 흑백 사진 같은 작품들이 흘러간 역사와 시간을 소환하고 있었다.
잘 정돈된 회화는 벽을 넘지 않고 침묵으로 말하고, 창문은 바람보다 기억을 들여보낸다. 예술은 삶의 찰나를 붙잡는 길이며, 여행은 그 찰나를 새기는 길이다.
이곳은 단순한 미술관이 아니라, 오랜 역사와 시간을 품은 영혼의 서재였다.
고풍이 살아 있는 작은 미술관을 관람하고 큰딸 내외가 있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스턴 영사관에 들려 조국을 향한 신성한 한 표를 던졌다.(대통령 선거)
역사의 격랑 속에 선 조국을 향한 그리움과 책임, 필자는 계엄의 흔들림 속에서도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준비된 리더가 세워지기를 기도하며, 주저 없이 신선한 한 표를 행사했다.
알베르 카뭐는 "진정한 여행자는 조국의 얼굴을 먼 타국에서 마주한다." 고 했다. 그 한 표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민족을 향한 믿음의 고백이었다.
<비컨 힐(Beacon Hill): 벽돌 위에 새겨진 시(詩)>
좁고 구불구불한 벽돌길, 가스등이 아직도 켜지는 비컨 힐은 마치 19세기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헨리 제임스가 이곳을 두고 "건축된 과거"라 했던 말이 떠오른다. 어둠이 내리고 불빛이 새어 나오는 창가를 바라보면, 소로우가 《월든》에서 쓴 문장이 떠오른다.
"나는 숲으로 들어갔다. 삶의 본질을 마주하기 위해."<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사람은 시간의 주인이 되어야 하고 고독과 친구가 되어야 한다.
소로우는 혼자 지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때때로 찾아오는 방문객이나 이웃들을 만나는 시간 외에는 책을 읽고 농사를 지으며 사색을 즐겼다.
사람들은 군중 속에서 외롭다는 생각을 한다. 비본질적이고 쓸데없는 말 한 한마디에 걱정하고 누군가의 말에 쉽게 상처도 받는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집단에서 제외될까 두려워 억지로라도 관계를 연결해 집단을 만들려고 하지만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고독한 존재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이며 이를 두려워 말아야 한다. 고독이라는 친구와 함께 남은 인생을 살아야겠다.

<보스턴 커먼(Boston Common): 민주주의의 정원>
미국 최초의 공공 공원, 이 푸른 공간은 혁명의 불씨가 자랐던 곳이다. 나무 한 그루, 벤치 하나에도 저항과 자유의 흔적이 스며 있다. 라르프 왈도 에머슨이 말한 '자연은 인간의 거울이다'는 말이 이곳에서 그대로 실현된다.
"나무 한 그루 앞에서 사람은 겸손해지고, 잎사귀 하나 앞에서도 신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랄프 왈도 에머슨, 《자연(Nature)》
벚꽃이 피는 봄날엔 젊은 커플이 피크닉을 즐기고, 가을이면 노란 낙엽이 민주주의의 희생자들을 조용히 감싸 안는다.
아마도 고단한 이민자들과 나그네들에게 이곳은 영혼의 쉼터 같은 곳이리라
<노스엔드: 이민의 향기, 사람의 역사>
보스턴의 작은 이탈리아, 노스엔드는 골목마다 이야기로 가득하다. 파울 리비어의 집과 구시가지 교회는 혁명 전야의 숨결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곳의 진짜 이야기는 수백만 이민자들이 모여 '미국'이라는 이상을 함께 만들었던 삶의 자취다.
작가 칼 산드버그는 이렇게 말했다.
"도시는 벽돌로 지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의 꿈으로 세워진다." <칼 산드버그>

<보스턴 공공도서관: "민중을 위한 궁전">
"Free to all." 그 문구 하나로도 충분하다. 보스턴 공공도서관은 마치 르네상스 시대의 대성당 같다. 이곳은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니라, 지성을 예배하는 장소다. 푸른 녹색 조명이 드리운 독서실에 앉아 있노라면, 스스로도 한 문장이 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문학은 삶을 이해하기 위한 지도다." < E. M. 포스터>

"보스턴, 과거와 현재가 조우 하는 문학의 도시" 이다.
에머슨과 소로우, 호손과 엘리엇이 스친 길 위에서 우리는 오늘도 묻는다.
"내가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
보스턴은 대답하지 않는다. 다만 질문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줄 뿐이다. 그리고 그 침묵 속에서, 사람들은 스스로의 답을 시처럼 쓰기 시작할 것이다.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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