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일 돈으로 ‘경제안보기금’ 조성, 이게 미국 본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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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이 관세 인하 대가로 제공을 약속한 3500억달러를 '국가경제안보기금' 조성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27일 시엔비시(CNBC) 인터뷰에서 산업부흥 재원 마련 방안과 관련해 "국부펀드는 없다. 미국인의 세금을 투입하는 게 아니다"라며 "일본 자금, 한국 자금, 그리고 다른 나라들의 자금으로 국가경제안보기금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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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이 관세 인하 대가로 제공을 약속한 3500억달러를 ‘국가경제안보기금’ 조성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은 이 자금의 사용처와 운용 방식 등을 미국에 일임하는 사실상 ‘백지수표’를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미국은 터무니없는 요구를 당장 멈추고 동맹국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 바란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27일 시엔비시(CNBC) 인터뷰에서 산업부흥 재원 마련 방안과 관련해 “국부펀드는 없다. 미국인의 세금을 투입하는 게 아니다”라며 “일본 자금, 한국 자금, 그리고 다른 나라들의 자금으로 국가경제안보기금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미국의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우리에게 자금을 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대규모 국부펀드를 조성해 사회기반시설 투자에 나서겠다고 공약했으며, 올해 2월엔 90일 안에 기금설립 계획을 마련할 것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그러나 막대한 재정적자를 안고 있는 미국 정부는 이 행정명령을 이행하지 못해 사실상 국부펀드 조성을 포기한 상태였다. 그러자 핵심 동맹국에 관세 인하를 대가로 대규모 자금을 댈 것을 강압해 재원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동맹국 시민의 입장에선 황당하기 그지없다. 미국이 자국 산업 부흥을 위해 자국민이 아닌 동맹국 시민들의 세금을 사용하고, 운용도 미국 마음대로 하겠다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이게 세계 최대 강국이 취할 태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정부가 약속한 3500억달러(약 487조원)는 올해 우리나라 총예산(703조원)의 69%, 지난해 국내총생산(GDP·2282조원)의 21%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미국에 투자하는 만큼 국내 투자는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내 투자와 고용을 희생하면서 미국을 지원하라는 얘기다.
대통령실에선 3500억달러 규모 ‘금융 패키지’가 대부분 대출과 보증으로 구성되며 직접투자는 5% 미만이라고 설명한다. 또 조선 1500억달러를 포함해 반도체·인공지능 등 전략 산업 지원에 사용될 거라고 한다. 원천기술 보유국인 미국과의 협력 강화가 우리 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되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투자 액수가 과도하게 많다는 점은 분명하다. 정부는 이 자금이 국민 세금에 기반해 조성되는 만큼 국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후속 협상에 치열하게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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