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덕수 거짓말이 방어권이라며 영장 기각한 법원

한겨레 2025. 8. 2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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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구속영장을 27일 기각했다.

국회와 헌법재판소에서 위증한 사실이 특검 수사로 드러났는데도 방어권 행사 차원이라며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한 전 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공용서류 손상 등의 혐의에 대해 '사실관계를 다툴 여지가 있으며, 전직 총리라는 지위로 보아 증거 인멸의 우려가 크지 않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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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법원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구속영장을 27일 기각했다. 국회와 헌법재판소에서 위증한 사실이 특검 수사로 드러났는데도 방어권 행사 차원이라며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원의 결정이 국민의 상식과 법감정으로부터 너무 동떨어져 있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한 전 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공용서류 손상 등의 혐의에 대해 ‘사실관계를 다툴 여지가 있으며, 전직 총리라는 지위로 보아 증거 인멸의 우려가 크지 않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 판단에 동의할 국민이 얼마나 있겠나.

‘피의자의 거짓말’은 그 자체로 증거 인멸 우려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월6일 국회에서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될(끝날) 때까지는 (계엄선포문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끝나고 나서) 양복 뒷주머니에 있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같은 달 20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나와서도 “언제, 어떻게 그걸(계엄선포문) 받았는지는 정말 기억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특검팀이 확보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에서 한 전 총리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대통령실에 끝까지 남아 석 장짜리 문건을 살펴보고 대화하는 모습이 확인되자, 말을 바꿔 “(문건을) 본 건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뺌했다. 이 역시 거짓말이라고 누구나 생각할 것이다.

국회와 헌재 그리고 국민을 속이면서 증거가 나오는 만큼만 인정하는 식이다. 정 판사는 이런 행태를 방어권이라고 옹호해준 셈이다.

한 전 총리가 받는 범죄 혐의의 중대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내란을 막아야 할 국무회의 2인자가 절차적 정당성을 갖춰야 한다며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했는데, 모든 국무위원들을 다 부르지도 않았고, 윤 전 대통령은 정족수가 채워지자 곧바로 국무회의를 끝냈다. 결과적으로 법적 요건을 갖추기 위함 아니었느냐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비상계엄 해제 뒤에도 법률적 결함을 은폐하려 사후 계엄 선포문을 만들어 서명했다가 폐기한 허위공문서 작성 및 공용서류 손상 혐의도 결코 가볍지 않다. 이런 사실을 다 숨기고 거짓말해도 괜찮단 말인가. 법원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법원 스스로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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