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로봇 병력 출현한다"… 팔란티어·안두릴 같은 AI 스타트업 나와야
AI 기반 통합 전장 관리 시스템 진화
지휘통제, 자율무기, 감시정찰 AI로
민간 혁신기술이 군에 접목되는 시대
연구결과 실산업 적용 더 적극적으로

"빠르면 10년, 늦어도 20년 안에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 병력이 출현할 겁니다."
문일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국방 지능형 군집체계연구센터장은 28일 충남 논산시 건양대 글로컬캠퍼스에서 열린 '글로컬 국방포럼'에 참석해 국방 AI와 무인·로봇 기술 발전에 따른 미래 전장의 모습을 한국일보에 이렇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AI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연구 결과가 실제 산업에 적극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건양대 글로컬대학 비전 선포식'과 함께 열린 이날 포럼은 건양대·논산시·계룡시가 주최했다.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이 주관사로서 축사를 했다.
미래전 핵심은 AI 무인체계… '5차원 전장' 열렸다

문 센터장은 "1~4차로 이어진 산업혁명을 통해 생산 기술이 혁신되면서 무기체계는 물론 전쟁 양식까지 변화했다"고 진단했다. 전통적인 육·해·공군의 전투는 AI 기반 통합 전장 관리 시스템(BMS)으로 진화하고 있고, AI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드론 같은 무인 무기체계가 이미 미래 국방 전략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민지홍 국방과학연구소(ADD) 인공지능원 2부장은 미래전 양상에 대해 "육·해·공에 우주와 사이버까지 더해진 5차원 전장으로 탈바꿈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모인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신미국안보센터(CNAS), 랜드연구소 등 미국의 주요 싱크탱크들은 AI가 탑재된 무인·자율 무기체계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저비용 드론으로 대표되는 무인체계의 활용은 극대화했고, 이는 '교전 비용의 최적화 추구'로 이어졌다. 궁극적으론 전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AI 기반 자율 무기체계로 진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 부장은 "지휘통제와 자율무기 체계, 감시 정찰, 군수 지원, 국방 홍보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가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영·프 등 선진국 국방 혁신 핵심은 '민군 융합'
이미 주요 국가들은 국방 혁신을 위한 채비를 갖췄다. 핵심은 민군 융합이다. 민 부장은 "프랑스는 국방혁신국을 신설해 연간 12억 유로(약 1조6,000억 원)를 민간 신기술 접목 등 국방 혁신에 투자하고 있고, 영국은 국방혁신계획에 따라 이미 지난 8년간 8억 파운드(약 1조2,000억 원)의 국방혁신기금을 조성해 실패 가능성을 감수하면서도 도전적 기술에 투자하는 '레디 투 페일(Ready to fail)' 개념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을 주축으로 정부와 민간이 혁신적 아이디어 실현에 힘을 모으고 있으며, 2018년 신설된 국방혁신단(DIU)은 민간 신기술의 국방 분야 신속 도입과 연구성과 상업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인터넷, 로켓, 위성항법시스템(GPS), 전자레인지 등 군사 기술이 일상으로 확장됐다면, AI 시대엔 민간의 혁신 기술이 군사적으로 접목돼야 한다는 게 시사점이다.

"영역별 장벽 허물고 AI SW 육성을"
한국의 국방 AI는 갈 길이 멀다는 게 이날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민간 기술을 적극 도입하기 위한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고, 해외의 군·산·학·연 컨소시엄에 비해 서로 간의 장벽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한국의 AI 연구 수준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문제는 실제 산업 적용이다. 미국에선 팔란티어, 안두릴 등 국방 AI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며 기술이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민 부장은 "국방은 뛰어난 민간 첨단 기술을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AI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만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속 발전시킬 수 있는 획득 프로세스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군·산·연 간 이뤄진 토론에선 기술 흐름에 따른 현장의 고민도 공유됐다. 하태준 현대로템 로보틱스팀장은 "급격한 AI 발전으로 10년간 연구했던 '착용 로봇'은 도태됐다"며 "로봇이 더 발전하기 위해선 다양한 기술들을 현 시점에서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논산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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