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은 발명왕 아닌 특허왕”...IP강국 되려면 발명과 친해지자[IP를 지켜라]

최원석 기자(choi.wonseok@mk.co.kr) 2025. 8. 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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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의날 전문가좌담③]
연구 잘 해도 지식재산권 없으면 무의미
외교 무대에서 활약해 특허 표준 이끌어야
“10년내 WIPO 사무총장 배출할 각오”
국민들 ‘지식재산 문해력’ 키우기도 중요
왼쪽부터 이광형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 백만기 김앤장법률사무소 변리사, 정상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노성열 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장. [사진=한주형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지식재산권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대선 공약에는 기술 탈취를 막기 위한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이 담겨 있을 정도로, 지식재산권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이해와 관심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최근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만난 이광형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 백만기 김앤장법률사무소 변리사, 정상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노성열 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장은 “이 대통령의 관심이 큰 만큼, 한국의 지식재산권 저변을 넓히는 적기가 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우리나라에서 기술탈취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이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이번 기회에 대통령이 추진력 있게 지식재산권 제도를 정비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식재산권은 기술 혁신과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다. 제아무리 좋은 연구개발(R&D)를 해도 지식재산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 위원장은 “반도체, 바이오 등 세계 경쟁에서 지식재산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연구를 열심히 하는 것과 동시에 결과물도 잘 챙겨야 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우리가 흔히 발명왕으로 알고 있는 에디슨은 사실 특허왕이고 특허기업가다. 발명을 많이 한 만큼 수없이 특허소송을 했고, 자신의 특허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에디슨의 특허는 미국에서만 1093개이고, 전 세계로 따지면 2332개에 달한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발명품의 기저에는 항상 특허가 있다. 최초로 발명한 사람이 아닌, 최초로 특허를 획득한 사람만이 그 발명품의 아버지라고 불릴 수 있다. 때문에 지식재산권 경쟁력 없이는 기술강국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식재산권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외교적 노력도 필요하다. 백 변리사는 “한국이 실질적인 지식재산 5대 강국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은 2007년부터 미국, 중국, 독일, 일본과 함께 IP5 협의체를 출범해 국제 특허 환경 개선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이 5개국은 전 세계 특허 출원의 약 85%를 담당할 정도로, 국제 특허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다만 아직 특허 외교 현장에서 한국의 입지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백 변리사는 “WIPO(세계 지식재산권 기구)에도 많이 진출해 10~20년 내로 사무총장을 배출한다는 각오로 국제 활동을 늘려야 한다”며 “국제 특허 표준을 이끄는 게 패권 국가가 되는 비결”이라고 제언했다. 국가 차원에서 리더를 키우고, 국제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재산권은 향후 국가 전략 자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K-POP 등 한국 컨텐츠에 대한 인기가 뜨거운 만큼, 이를 잘 활용한다면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노 협회장은 “지식재산권이 처음에는 물건에서 시작됐지만, 갈수록 무형 자산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김구 선생이 말한 문화강국의 꿈은 지식재산권으로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지식재산권 이해도 함께 높아져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인식할수록, 시장에서의 지식재산권 가치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문화산업 컨텐츠 산업이 반도체처럼 돈을 벌기 시작했음에도 아직 외국 저작권 제도에 별 관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수출해서 돈을 벌려면 해외에 특허를 출원해야 하는데, 관련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수출하고도 돈을 못 버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백해나 작가의 ‘구름빵’은 뮤지컬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프랑스 등 외국에 수출됐음에도, 백 작가가 얻은 수익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수출하면서도 해외 저작권에 관심이 없는 건 문제”라며 “제대로 검토를 안 하면 피해가 생기기 때문에 작가, 변호사, 기업들이 제대로 보호 받을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따.

국민들의 ‘지식재산 문해력’을 길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 협회장은 “70~80년대 어린이들에게는 발명이라는 단어가 익숙했는데, 어느 순간 발명이 아주 오래되고 낡은 것처럼 변했다”며 “사람들의 발명과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알 수 있도록 뛰어난 성과를 영웅화하고 홍보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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