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공감] 참상을 보라

백소현 프리랜스 연구자 2025. 8. 2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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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과 집단학살은 멈추지 않고 나날이 사망자 수를 경신하고 있다.

우리가 '테러리스트'와 '열사'의 간극 사이에 식민지배라는 역사적 맥락이 놓여있음을 이해한다면, 팔레스타인 문제 또한 이스라엘의 십 수년간의 가자지구 봉쇄와 팔레스타인의 점령 역사를 배제하고는 결코 논할 수 없음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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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적대감 탓 전쟁 논리 답습하게 돼
팔레스타인 고통에 어떻게 응답할 건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과 집단학살은 멈추지 않고 나날이 사망자 수를 경신하고 있다. 길거리에는 피가 흥건하게 고여있고, 여기저기 나뒹구는 몸뚱아리는 팔다리가 잘리고 얼굴이 함몰되어 있다.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의 분진이 뒤덮은 회빛의 시체들은 남성과 여성, 노인과 아이의 것을 가리지 않고 뒤엉켜 있다.

이러한 영상들은 '자극적'이고 '충격적'이기 때문에 금세 SNS에서 검열된다. 그러나 전쟁과 학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장 분명히 말해주는 것은 우리를 끔찍함에 몸서리치게 하고 악몽에 시달리게 하는 바로 그 현장의 모습들이다.

나는 뉴스에서는 보여주지 않거나 흐림 처리해버리는 이 장면들을 더 많은 사람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본 것으로 말미암아 밥을 먹지 못하고 불면에 시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사진들 앞에서 폭력의 전시에 관한 윤리를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고상하다. 가자의 사람들에게는 그것을 보지 않을, 겪지 않을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 혼란한 가운데 사명감으로 그것을 카메라로 담는 이들에게 그 사진과 영상은 절박한 증언이고 절규이다.

문제는 본 다음이다. 충격 이후,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지극히 이질적이고 안온한 이 일상의 자리에서 우리는 어떻게 응답할 수 있나. 안타까운 먼 나라의 이야기가 비단 어제오늘만의 일이었느냐고, 우리가 대체 왜 지구 반대편에 있는 팔레스타인의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냐는 반론에 어떻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대할 이유를 설득할 수 있는가.

나는 한국의 피식민, 한국전쟁, 광주 학살과 같은 역사적 경험들이 팔레스타인이 겪는 일들과 접점을 이룬다고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몇몇 언론사의 기사와 댓글에서 '하마스의 선제공격'이 강조되는 것을 보며, 우리의 과거사가 제대로 청산되고 기억되지 못하는 것이 팔레스타인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하곤 한다. 우리는 여전히 한국전쟁을 북한의 남침 사실을 강조하는 '6.25'라는 이름으로 기억하며 북한에 대한 적대감을 새긴다. 이는 선제공격 사실에 집착하며 폭력의 정당화 명분을 경쟁하는 전쟁의 논리를 답습한다. 또한, 해방 이후에도 이어진 분단과 냉전체제로 인해 대중적 반전 평화 운동이 자라날 토양을 잃었다는 것 또한 우리로 하여금 진영논리를 벗어난 인권적 관점에서 전쟁을 사유하는 것을 낯설게 한다. 결국, 우리는 '멸공'의 구호가 계엄의 부활 속에 "반국가 세력 척결"이라는 '명분'으로 반복·변주되는 것을 목도하고야 말지 않았는가.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는 팔레스타인의 고통과 연결될 수 있는 지대가 존재함과 동시에 인종청소를 '어쩔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는 이스라엘 극우파의 논리가 받아들여질 수 있는 토양 또한 가진 셈이다.

우리가 '테러리스트'와 '열사'의 간극 사이에 식민지배라는 역사적 맥락이 놓여있음을 이해한다면, 팔레스타인 문제 또한 이스라엘의 십 수년간의 가자지구 봉쇄와 팔레스타인의 점령 역사를 배제하고는 결코 논할 수 없음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문제를 제대로 알고자 하는 싸움은 우리를 반드시 팔레스타인의 참상 앞으로 데려갈 것이다. 이제, 참상을 보자. 당신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당신이 본 것의 충격을 연대와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게 가로막는가.

/백소현 프리랜스 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