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기한 연장’ 결정한 순직해병 특검…남은 수사 쟁점은

이강산 기자 2025. 8. 2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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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수사기간 1차 연장…내달 29일까지 수사
채 해병 사망·수사 외압·구명로비 의혹 등 박차

(시사저널=이강산 기자)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 ⓒ연합뉴스

해병대원 순직사건 외압 및 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순직해병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이명현)이 수사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순직해병 특검팀이 30일의 수사 기간을 추가 확보하면서 남은 기간 동안 다룰 쟁점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특검팀은 1차 수사 기간 연장 사유서를 대통령실과 국회에 서면 보고했다. 이로써 오는 30일 종료 예정이었던 수사 기간이 내달 29일까지 늘어났다. 해병 특검법을 보면 1차 기간 연장은 별도의 승인 절차 없이 보고만 하면 된다.

이에 대해 정민영 특검보는 "조사 대상이 많고, 압수물 분석 등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며 "다른 특검과 비슷하게 최장 150일 정도 수사를 진행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그간 채 해병 순직 사건, 'VIP(윤석열 전 대통령) 격노설' 관련 수사 외압 의혹,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대사 임명·출국·귀국 사임 과정의 불법행위 등에 대해 쉬지 않고 수사해 왔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연합뉴스

특검 출범 시작점 된 '채 해병 사망 사건'…임성근 수중수색 지시 여부 관건

특검 출범 후 두 달여가 지난 지금도 순직해병 특검 수사의 중심이자 시작점은 여전히 '채 해병 사망 사건'이다. 채 해병은 지난 2023년 7월18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 수해 현장 일대를 수색하다 실종된 후 결국 사망한 채 발견됐다.

특검팀은 현재 조사를 통해 채 해병 사망 사건의 책임 소재를 가려내고 있다. 이를 위해 출범과 동시에 해병대 수사단 초동 조사 기록에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자로 적시됐지만 혐의자에서 제외된 채 해병 소속 부대장이었던 임 전 사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임 전 사단장은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나 법적 책임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당시 수중수색 지시는 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적극 부인하며 세 차례의 특검팀 조사에서 대체로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또한 임 전 사단장은 특검 신문 과정을 녹음하고 피의자 신문 조서를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에 공개해 수사 방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의 계속된 진술거부권 행사에 그의 조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사망 사고 당시 현장 지휘관들을 불러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나가고 있다.

최근 특검팀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는 채 해병 순직 당시 현장 지휘관이었던 박상현 전 해병대 7여단장과 최진규 전 해병대 포11대대장, 이용민 전 해병대 포7대대장을 불러 수중수색 지시 여부 등을 조사했다.

뿐만 아니라 특검팀은 채 해병과 함께 수색에 참여했던 생존 병사에 대한 참고인 조사와 내성천 현장 조사 등도 상당 부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는 특검팀이 조사하고 있는 '채 해병 사망 사건'의 핵심으로 나머지 5개 항목에 비해 단순·명료해 1호 기소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VIP 격노' 실체 드러나…尹 소환 가시화

특검팀은 수사 외압 의혹의 단초가 된 이른바 'VIP 격노설'이 실재했다는 여러 관계자들의 진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조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이 특검 조사에서 격노를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31일 열린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채 해병 순직 사건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며 '격노'해 경찰 이첩을 보류시키고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바꾸게 했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했는지 여부를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로 적시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기록을 회수하는 데 관여했다고 의심되는 관계자들의 조사를 특검팀은 이어왔다. 앞서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이 여러 차례 조사를 받았다.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특검팀은 외압 의혹 정점인 윤 전 대통령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아직 부를 시기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런종섭' 의혹 관련 조태열·박성재 소환 예상…구명로비 의혹 조사도 박차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부터 사임에 이르는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2023년 7월 채 해병이 순직한 뒤 같은 해 9월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해병대수사단의 사건 이첩 및 회수 과정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됐다.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해 출국금지 조처를 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2024년 3월4일 외교부는 이 전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하고 외교관 여권을 발급했다.

법무부는 임명 4일 뒤인 3월8일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이후 이 전 장관은 호주로 출국했으나 11일 만에 귀국했고 대사에 임명된 지 25일 만에 사임했다.

특검팀은 외교부와 법무부 실무진들에게서 당시 출국금지 해제 및 인사 검증 과정이 일반적이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특검팀은 조만간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당시 주무 부서장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특검팀은 'VIP 격노'로 시작된 임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조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은 해병대수사단 초동 조사에서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자로 적시됐으나, 이 전 장관의 결재 번복 이후 이뤄진 재조사에선 피의자에서 제외된 바 있다.

이러한 제외의 배경으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구명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꼽히고 있다. 또한 특검팀은 해당 구명로비 의혹이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등 개신교계 인사와 윤 전 대통령 측근인 고석 변호사 등과도 관련된 정황을 포착해 조사 중이다.

특검팀은 이들에 대한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김 이사장과 이 목사, 고 변호사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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