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웰까지 中서 판다"…삼성 HBM3E 납품 앞당겨질듯

김정남 2025. 8. 28. 17:5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I 거품론' 무색케 한 엔비디아 호실적
젠슨황, 中시장 의지…"500억불 기회"
"3분기 H20 中 매출, 20억~50억불"
블랙웰 中 수출길 연다…K메모리 호재

[이데일리 김정남 양지윤 기자] “(최신 AI 가속기인) ‘블랙웰’(Blackwell) 최신 버전을 중국에서 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시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 전용 AI 칩 판매를 통해 당장 올해 3분기부터 20억~50억달러 매출을 올리는데 이어 더 진화한 블랙웰 플랫폼까지 팔겠다는 것이다. 최신 AI 가속기의 중국 수출길이 열릴 경우 이에 고대역폭메모리(HBM)을 공급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역시 수혜를 볼 수 있다.

“3분기 H20 中 매출 20억~50억불”

엔비디아는 27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2026 회계연도 2분기 매출(5~7월)이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467억4000만달러(약 64조9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460억6000만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05달러로 이 또한 전문가 전망치(1.01달러)를 웃돌았다. 순이익은 59% 증가한 257억8000만달러(약 35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최근 일각에서 나온 ‘AI 거품론’을 무색하게 하는 수준이다. 콜렛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2030년까지 AI 인프라 지출 규모가 3조~4조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황 CEO가 가장 주목한 것은 중국 시장이다. 엔비디아는 미국의 중국 칩 수출 통제를 피하고자 저사양 AI 반도체인 ‘H20’을 개발했다. H20은 블랙웰 이전 버전의 AI 가속기인 ‘호퍼’(Hopper) 기반 제품이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4월 H20 대중 수출마저 통제했다가, 3개월 만인 7월 다시 승인하면서 수출길이 열렸다. 일부 중국 고객사들은 미국 행정부로부터 H20 라이선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 제품 출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는 2분기 중국 외 고객사들에게만 약 6억5000만달러어치 H20을 파는데 그쳤다.

크레스 CFO는 “지정학 문제 등이 해결된다면 20억~50억달러(약 3조~7조원) 규모의 H20 칩이 중국에 선적될 수 있다”고 했다. 황 CEO는 H20 중국 판매를 염두에 둔 듯 “중국 시장은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대응할 수 있다면 올해 약 500억달러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이는 매년 50%씩 성장할 수 있는 규모”라고 했다. 그는 또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컴퓨팅 시장이자 전 세계 AI 연구자의 절반이 활동하는 곳”이라고 했다.

국내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외부 요인 탓에 H20 매출이 부진했음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이 나온 것은 그만큼 AI 수요가 뜨겁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AI 혁명은 이제 막 시작 단계일 뿐”이라고 했다.

블랙웰까지 中으로…K메모리 ‘호재’

황 CEO는 더 나아가 최신 블랙웰의 중국 수출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중국에서 블랙웰 최신 버전을 판매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K메모리가 덩달아 수혜를 볼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삼성전자는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전까지 엔비디아 H20에 4세대 HBM3 8단 제품을 공급했는데, H20 수출길이 다시 열리면 HBM 출하량이 덩달아 늘어날 수 있다. 블랙웰 역시 마찬가지다. 또 다른 업계 인사는 “블랙웰이 중국에 팔리면 삼성전자의 5세대 HBM3E 납품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했다. 현재 HBM3E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올해 물량이 완판된 만큼 또 다른 공급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에 대한 중국 수출 허가의 대가로 관련 매출의 15%를 정부에 납부하도록 한, 이른바 ‘수출세’ 신설 여부는 변수다. 크레스 CFO는 “미국 정부는 (수출세에 대한) 요구를 법제화하는 규정을 아직 공표하지 않았다”고 했다.

블랙웰에 이은 차세대 AI 가속기인 ‘루빈’(Rubin) 역시 K메모리에 있어 기회로 꼽힌다. 황 CEO는 “루빈은 내년 출시할 예정”이라며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했다. 엔비디아는 내년 3월 자체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6’에서 세부 스펙을 공개한다.

루빈은 6세대 HBM4 12단 제품을 탑재한다. 이를 통해 현재 HBM 시장 주류인 HBM3E를 대신해 HBM4가 전면에 떠오를 전망이다. 이는 곧 엔비디아 공급망을 장악하다시피 한 SK하이닉스(000660)가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삼성전자(005930)까지 HBM4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황 CEO과 잇따라 만나면서, 공급망 진입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