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 낙마 이상현 “종교 교육의 자유 제약 바로잡으려 후보자 참여”

국민의힘 몫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상임위원 후보로 추천됐다가 국회 본회의에서 선출안이 부결된 이상현(52) 숭실대 국제법무학과 교수가 “인권위가 종립대학 종교교육의 자유를 크게 제약하는 권고를 수차례 해 이런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인권위원) 후보자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상현 교수는 28일 한겨레가 이 교수의 인권위원 후보 추천 사실이 알려진 직후 보낸 전자우편 질문에 답을 보내며 후보 추천 과정, 안창호 위원장 등 복음법률가회 출신 인사들과의 친분, 후보자로 나서게 된 계기 등에 관해 설명했다.
앞서 이상현 교수는 3월1일 사직한 이충상 전 상임위원의 후임인 국민의힘 몫 인권위원 후보로 27일 국회 본회의에 선출안이 상정됐으나 찬성 99표, 반대 168표, 기권 3표로 부결됐다. 비상임위원 후보로 추천된 우인식 변호사(50, 법률사무소 헤아림)도 고배를 마셨다. 인권단체들은 두 사람이 “성소수자 혐오와 내란 옹호에 앞장섰다”며 선출안 부결을 강력히 주장했다. 이상현 교수는 2020년 7월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목표로 출범한 보수 개신교 법률가 단체 ‘복음법률가회’ 실행위원을 맡아 이 단체의 반동성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이 교수는 먼저 인권위원으로 추천된 경로와 관련해서는 “지난주 수요일 오전 지인을 통해 갑작스레 후보로 지명될 수도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인권위원 선정의 정확한 경로를 알지 못한다”고 했다. 다만 “급진적 젠더 이데올로기가 야기하는 개인적 사회적 문제를 연구한 것이 관련 사회단체의 추천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반동성애 활동을 해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인권위가 (종교 교단이 세운)종립대학의 종교교육 자유를 크게 제약하는 권고를 수차례 하였는데 인권위 결정이 헌법과 법리에 어긋나고 미국 법원 판례에도 맞지 않는 점을 알게 되어 이를 지적한 바 있다”며 “종립학교가 평등법(차별금지법)이 없는 상황에서도 이러한 표현에 제약을 받는다면,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발효되었을 때 개인의 종교적 표현의 자유(정신적 기본권의 핵심)가 어느 수준의 제약을 받게 될지는 명약관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분들은 이를 허위라고 하는데, 동성혼에 대한 종교적 신념에 기한 반대, 제3의 성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가 제재를 받았던 사건은 영국과 미국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며 “종교가 아니라 인권과 법의 문제라 생각했고 혹시 제가 이 부분에 기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후보자로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상현 교수가 언급한 종립대학의 종교교육에 대한 인권위 권고는 교직원·학생들의 강제적 종교행사 참석이나 종교 과목 이수에 대한 권고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현 교수가 몸담은 숭실대도 종립대학으로서 지난 3월 “종교를 이유로 한 고용차별을 했다”는 이유로 인권위로부터 관련 사실이 공표된 바 있다. 숭실대는 “교직원 채용 시 기독교인으로 자격을 제한하지 말라”는 인권위 권고를 2018년과 2024년 두 번에 걸쳐 불수용했다.
아울러 인권위는 지난 26일 종교단체가 세운 남서울대학이 예배 등 종교 행사 참석 여부로 교직원의 업적을 평가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 침해’라고 판단하고 관련 규정 개정을 권고했다. 올해 2월에는 한 사립전문대 총장에게 “종교 과목 이수를 졸업 필수 요건으로 강제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대체과목 개설 또는 대체과제 부여를 권고했다.
복음법률가회 초대 공동대표를 지낸 안창호 위원장과의 친분에 대해서는 “차별금지법 반대 관련된 발표회, 법무부 통일법령 연구 발표회에서 인사를 드렸던 것 같다”고 했다. 초대 상임대표였던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서는 “복음법률가회 실행위원으로 활동하며 가끔 뵀다”고 밝혔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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