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생물의 보고 ‘1억 년 태고의 신비’에 빠져들다
국내 대표 생태 여행지 우포늪
250만 5000㎡ 규모 1200여 종 생물
주민 노력으로 ‘쓰레기장’ 탈피
1998년 람사르 습지 등록까지
2025~2026 한국관광 100선 선정
전시관 박물관 체험 활동 다양
둘레길 걸으며 문화예술 산책도
다채로운 가족 체험 활동도 벌어져
한 달에 한 번씩 경상남도환경재단(대표이사 정판용)과 생태여행을 떠납니다. 환경재단은 기존 람사르환경재단과 경남도환경교육원, 경남탄소중립지원센터 등 환경 분야 3개 기관을 통합해 지난해 출범했습니다. 다양한 활동을 벌이지만, 도민들에게 가장 와 닿는 건 생태관광지 발굴과 환경 교육일 겁니다. 도내 생태 여행지를 대상으로 환경재단이 하는 탐방과 환경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하며 생태 여행의 매력을 음미하려 합니다.
국내 최대 규모 천연 내륙 습지, 1억 년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생태계 보고, 세계인이 인정하는 람사르 습지. 모두 창녕 우포늪을 이르는 말입니다. 이처럼 우포늪은 경남을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생태 여행지죠. 우포늪은 창녕군 대합면, 이방면, 유어면, 대지면에 걸쳐 250만 5000㎡ 규모로 형성돼 있습니다. 이곳에는 800여 종의 식물류와 200여 종의 조류를 포함해 1200여 종의 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내가 우포늪을 찾았을 적에는 창녕은 부곡온천 정도만 유명했지. 우포늪은 돈 있는 사람들이 가끔 겨울에 찾는 곳이야. 그 당시에 겨울에 사냥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거든. 기러기 고니 같은 거. 어민들이 제보해. 어디에 몇 수십 마리가 앉았다, 그러면 지프 타고들 온다고. 와 갔고 그냥 총을 갈기는 거야. 갈기면 물에 빠진 건 건져 와야 할 거 아니야? 그 몫은 어민들 몫이야. 전부 거둬다가 갖다주면 돈 받아먹고 살고. 그러던 곳이었거든. "
'우포늪 깡패 할아버지'로 불리던 배종혁(88) 창녕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의 회고입다. 당시 우포늪은 쓰레기장이었다고 한다.
"창녕읍에서 쓰레기 같은 거 차에다 싣고 와서 그냥 버리고. 냉장고, 의자 같은 것도 굴려서 늪에다 떨어뜨리고 가버리고. 이걸 잡아야겠다 해서 거기서 잠복도 자주 하고 그랬어. 말도 못 했어요."
그래서 배 의장은 우포늪을 지키고자 창녕환경운동연합을 조직하고 1997년 초대 의장이 됩니다. 배 의장 외에도 우포늪 감시원으로 국무총리,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주영학(78) 씨도 있습니다. 배 의장의 영향으로 우포늪을 지키게 된 그는 2008년 람사르 총회 때 우포늪을 찾은 세계인들의 안내자가 노릇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낙동강유역환경청 소속 우포늪 관리인으로 일해왔습니다.
1997년 발족한 사단법인 푸른우포사람들은 본격적으로 우포늪 보전에 나선 단체입니다. 이들은 환경부 습지보호구역 지정, 우포늪 람사르 협약 등록, 국립 자연사 박물관 우포늪 유치를 위한 노력, 황새 서식지 복원 방사장 설치 등 우포늪이 제도권 아래서 보호받도록 노력했지요.

람사르 협약의 공식 명칭은 '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입니다. 1971년 2월 이란 물새 서식처 카스피해 연안 람사르(Ramsar)에서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주도 하에 18개국 대표가 서명하면서 정식으로 체택되었기 때문에 람사르 협약이라고 부릅니다. 습지 보존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최초의 국제협약이죠. 이후 생물다양성의 원천으로서 습지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가입국이 늘어나 현재 172개국이 가입돼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7년에 가입했고, 현재 26곳이 람사르 습지로 지정돼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내륙 습지로는 대왕산 용늪과 우포늪이 있고, 연안 습지로 전남 순천만이 있습니다.
2008년 창원에서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리고 창원 선언이 발표됩니다. 경남도는 이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총회 이후 지속적인 환경 경남의 브랜드 구축 등을 위해 이해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을 설립합니다. 현재 경상남도환경재단의 전신이죠. 재단 사무실이 바로 우포늪 근처에 있습니다. 환경 보호와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재단의 존재 이유와 잘 어울리는 장소입니다.

우포늪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유어면 우포늪생태관으로 향합니다. 안내소와 넓은 주차장까지 있으니 우포늪 탐방을 상징하는 장소입니다. 이곳에 차를 대고 걸어서 전망대나 대대제방에 오르면 눈 아래 우포늪과 주변 논밭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우포늪생태관은 우포늪의 조류와 어류를 포함한 동물과 식물 등을 연구하며, 우포늪의 다양한 생물을 대중에게 전시하는 장소입니다. 또한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자연환경과 함께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려주는 곳입니다. 우포늪의 생태환경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5개 주제 전시공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전시실 마다 현장감 있는 입체 모형과 다양한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가족서포터즈 프로그램, 가족생태환경 교실, 어린이생태환경교실, 가족따오기생태환경교실 같은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지요.

◇우포생태체험장과 우포시조문학관 = 요즘에는 대합면 주매리 우포생태체험장도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2016년 7월 1일 개장했는데, 무려 축구장 12개 합한 넓이입니다. 생태박물관도 있고, 쪽배타기, 미꾸라지·논고동 잡기, 곤충 체험 같은 활동도 많이 합니다.
여기에 또 다른 이색 볼거리가 있는데, 체험장 곳곳에 설치된 자연설치미술 작품들입니다. 2017년과 2019년, 2021년에 열린 우포자연미술제가 남긴 선물입니다. 대만, 인도네시아, 영국, 독일, 몽골,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자연설치미술가들이 주변 자연에서 영감을 받고, 근처에서 얻은 재료를 사용해, 체험장 내 적당한 공간에 작품을 설치했습니다. 주로 나뭇가지, 대나무, 갈대 같은 것으로 만드는데, 주변과 최대한 잘 어우러지게끔 작업을 하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받는 인상은 색다릅니다.
우포늪을 제대로 느끼려면 둘레길을 걸으면 됩니다. 30분, 1시간, 2시간, 3시간, 3시 30분까지 다양한 코스가 있습니다. 여기에다 우포늪 주변 '문화예술 산책'을 더해봅니다. 실제 우포늪 주변으로 둘러볼 만한 문화예술 공간들이 몇 곳 있습니다.
우포생태체험장에서 차로 5분 정도 가면 이방면 안리에 있는 우포시조문학관이 나옵니다. 우포늪 4개 습지 중에서 목포늪 한쪽에 있는 2층 건물입니다. 원래는 푸른우포사람들 사무실 건물이었습니다. 지금도 1층은 이들이 사무실로 쓰고 있고, 2층을 문학관으로 개조했습니다. 2016년 처음 개관할 때는 이우걸문학관이라고 불렀습니다. 창녕에서 태어나 40여 년 현대시조의 길을 개척한 이우걸(79) 시조시인의 이름을 붙였던 거죠. 문학관에는 이우걸 시인이 낸 책들과 작품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또 시인이 쓰는 조그만 작업실도 있습니다. 작은 문학관이지만, 매년 여름의 끝자락이면 입구 나무 그늘서 운치 있게 우포시조문학제가 열립니다.


우포늪은 환경부가 2013년 3월 도입한 생태관광지역 지정제 첫 사업대상으로 선정됩니다. 이는 환경 보전 가치가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체험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해 생태관광을 육성하고자는 제도입니다. 이에 따라 창녕우포늪생태관광협회가 2014년 9월 출범합니다. 협회는 우포늪 주변 주민이 주도해 우포늪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습지의 전통과 삶을 모습을 방문객과 공유하며 우포늪 자연 생태 자원과 경관을 보전·복원하는 등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경상남도환경재단은 협회와 함께 우포늪에서 다양한 생태체험 활동을 벌입니다. 우포늪 생물다양성 탐사, 슬기로운 우포늪 여행, 우포늪생태체험장 환경교실 같은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구체적으로 이 달에는 23일과 30일 버스를 타고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우포늪의 숨은 명소들을 구석구석 둘러보고, 우포늪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 명소에서 짧은 트레킹을 하고, 해가 진 뒤에는 반딧불이 애벌레를 관찰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더위가 좀 가시는 9월에는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창녕우포늪생태관광협회 누리집(upoecotour.net)이나 전화 055-532-1141로 확인하면 됩니다.
/이서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