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병원서 환자 보내면 대학병원이 바로 다음날 진료... 큰 병원 쏠림 해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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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이 재발한 걸 발견한 동네 병원이 서울성모병원에 의뢰해서 바로 다음 날 진료를 받았어요.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였는데, 하루 만에 의사를 만날 수 있었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2차병원 주치의는 협력병원인 서울성모병원에 김씨 진료를 '전문의뢰'로 요청했다.
이영주 서울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위급한 상황엔 곧바로 상급종합병원 진료를 볼 수 있다고 진료의뢰제를 설명하면 환자들도 대체로 안심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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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 걸리던 진료 대기 수일 내로
가까운 병원 다니다 위급할 때 의뢰
대형 병원은 위중 환자 치료에 집중

“유방암이 재발한 걸 발견한 동네 병원이 서울성모병원에 의뢰해서 바로 다음 날 진료를 받았어요.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였는데, 하루 만에 의사를 만날 수 있었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1998년 유방암 때문에 한쪽 유방을 절제한 김모(66)씨는 8년 전 서울성모병원에서 유방재건술을 받고, 이후 거주지 인근 2차병원에서 정기검진을 받아오다 올 1월 유방암 재발을 알게 됐다. 암세포가 빨리 자라고 종양도 커 치료가 급했다. 2차병원 주치의는 협력병원인 서울성모병원에 김씨 진료를 '전문의뢰'로 요청했다. 곧바로 다음 날 진료가 잡혔고, 서둘러 항암치료를 시작한 김씨는 지난달 수술까지 마쳤다.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한 전국 상급종합병원 47곳에 도입된 전문의뢰제가 2, 3차 병원이 역할을 분담하는 의료전달체계 정상화의 물꼬를 트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제도 도입 전에는 환자가 2차병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받아 상급종합병원 진료를 받기까지 2~3개월이 걸렸다. 이 기간을 수일 내로 줄이고 있는 전문의뢰제가 대형 병원 쏠림 현상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차→3차 2.5배, 3차→2차 3.7배
전문의뢰제는 2차병원 의사가 진료를 의뢰한 환자는 상급종합병원이 신속하게 보도록 체계화한 제도로, 지난해 9월 도입됐다. 진료기록부와 소견서 등을 온라인으로 보내 중복 검사를 최소화하고, 참여한 의사에겐 정부가 수가(진료비)로 보상한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도 비슷한 체계를 두고 있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차병원에서 상급종합병원에 전문의뢰를 보낸 월평균 건수는 올해 1분기 기준 9,61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31건)보다 약 2.5배 늘었다. 상급종합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한 뒤 더는 고난도 치료가 필요 없거나 안정기에 접어든 환자를 2차병원으로 내려보내는 '전문회송' 역시 같은 기간 월평균 약 3.7배(5,700건→2만907건) 확대됐다.
전문회송이 원활하지 못했던 이유는 환자들이 동네 병원으로 갔다가 만약 위급한 상황이 생길 때 큰 병원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할까 봐 불안해했기 때문이다. 통상적인 절차를 밟으면 상급종합병원 진료는 대기에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진료의뢰제는 환자의 이런 걱정을 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영주 서울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위급한 상황엔 곧바로 상급종합병원 진료를 볼 수 있다고 진료의뢰제를 설명하면 환자들도 대체로 안심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암 환자 의뢰 후 수술까지 단 15일
지난 14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직장암 수술을 받은 한모(68)씨도 이 제도를 적용받았다. 2차병원의 전문의뢰(지난달 30일)에 따라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진료(이달 5일)를 본 뒤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전문의뢰부터 수술까지 1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환자 입장에서도 평소엔 가까운 병원에 다니다 상태가 나빠질 땐 큰 병원 진료를 늦지 않게 받을 수 있으니 편의가 크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전문의뢰 가능 병원을 전국 11개 권역마다 뒀기 때문에 환자들의 수도권 대형 병원 쏠림 현상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상대적으로 덜 위중한 환자를 2차병원으로 보낸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치료에 집중할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은 본래 역할에 집중하고, 지역 의료문제는 가급적 지역에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전문의뢰제의 핵심”이라며 “제도가 연착륙한 만큼 전문의뢰한 환자의 중증도, 중복 검사 축소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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