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빼앗긴 시장 탈환하겠다"…HD현대의 또다른 승부수

최경민 기자 2025. 8. 2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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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가 중국에 빼앗겨온 중저가 선박 시장 탈환을 시도한다.

국내 조선소에서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등 군함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베트남·필리핀 등 아시아 야드에서 상선 제작을 늘리며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방향이다.

HD현대베트남조선, HD현대중공업필리핀, HD현대비나(가칭) 등 해외 생산거점을 한 번에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취지다.

필리핀 수빅 야드 일부 부지 및 설비를 임차해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제작과 신조 사업 등을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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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베트남조선 야드 전경 /사진제공=HD현대

HD현대가 중국에 빼앗겨온 중저가 선박 시장 탈환을 시도한다. 국내 조선소에서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등 군함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베트남·필리핀 등 아시아 야드에서 상선 제작을 늘리며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방향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간 합병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조선 부문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투자법인을 오는 12월 싱가포르에 설립키로 했다. HD현대베트남조선, HD현대중공업필리핀, HD현대비나(가칭) 등 해외 생산거점을 한 번에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취지다.

우선 '통합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미포 울산 조선소 4개 도크 중 2개를 특수선용으로 만드는 작업에 착수한다. 늘어나는 글로벌 군함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HD현대중공업이 현재 보유한 특수선용 도크는 2개다. 여기에 HD현대미포 2개 도크 전환, 유휴 도크 1개 가동 등을 더해 총 5개의 특수선용 도크를 확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자연스레 싱가포르 투자법인 산하에 위치하게 되는 베트남과 필리핀 야드의 상선 대응 능력이 주목받는다. HD현대베트남조선은 오는 2030년까지 생산능력을 연간 20여척으로 확대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야드는 연간 15척을 건조할 수 있는데 이 역량을 끌어올리고 선박 수주 역시 더 많이 받겠다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필리핀의 경우 오는 4분기 본격 가동 착수를 목표로 한다. 필리핀 수빅 야드 일부 부지 및 설비를 임차해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제작과 신조 사업 등을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건조 능력을 연 4척에서 10척 수준으로 늘린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등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HD현대가 수빅 조선소를 아예 인수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HD현대비나(가칭)는 최근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인수한 베트남 법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총 2900억원을 들여 이 회사를 품었다. 향후 독립형 탱크 제작 기지와 아시아 지역 항만 크레인 사업 거점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독립형 탱크는 LNG(액화천연가스) 추진선, 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 암모니아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의 핵심 기자재다.

통합 HD현대중공업 출범 후 사업구조/그래픽=임종철

계획대로 베트남과 필리핀 야드를 적극 활용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탱커, 컨테이너선, 벌크선 LPG 운반선 등 중저가 선박 시장 공략이 용이해진다. K-조선이 최근 저가 제품을 앞세운 중국에 속수무책으로 내줬던 시장이다. K-조선의 탱커 수주 점유율은 2022년 16.6%에서 2024년 13.3%로 줄었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동안 47.0%에서 75.4%로 시장 장악력을 높였다. 벌크선의 경우 지난해 한국의 수주가 '제로(0)'였던 반면 중국은 글로벌 58.4%의 수주 점유율을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싱가포르 투자법인 설립으로 △해외 거점 확보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 간소화 △투자 효율성 제고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사업의 운영 체계를 통합하여 경쟁력있는 해외 야드를 개발할 것"이라며 "빼앗긴 시장을 탈환하고 수익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NG 운반선을 제외한 모든 선종에서 중국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시세에 비해 10~15% 낮은 계약 선가 때문"이라며 "중국에 비해 불리한 건조 원가 경쟁력은 한국 야드에서 극복할 수 없는데 아시아 야드를 활용한다면 중국과 대등한 선가에서 수주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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