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지 않는 이유

기호일보 2025. 8. 2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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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작은할아버지는 내가 중학생 시절, 할머니는 20년 후 간석동에서 약국을 열 때 중풍을 앓다가 돌아가셨다.

약국 문을 닫고 들어가 반주(飯酒)를 즐기는 것이 낙이라던 k약사님, 저녁 식사 때마다 부인과 마주 앉아 소주를 마신다는 지인, 평상시처럼 반주를 마시고 고모의 무릎을 베고 누운 후 깨워도 일어나지 않아 장난치는 줄 알았다는 고모부의 사망 진단은 술로 인한 급성 심장마비였다.

약국을 시작한 후부터 토코페롤을 복용한 덕분에 환갑까지 중풍을 면했나 보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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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연 전 인천문인협회장·수필가
김사연 전 인천문인협회장

할아버지와 작은할아버지는 내가 중학생 시절, 할머니는 20년 후 간석동에서 약국을 열 때 중풍을 앓다가 돌아가셨다. 세 분 모두 3년에서 7년이란 기나긴 세월을 병상에서 보내셨다.

환자의 기력이 쇠약해지면서 가족들은 곁에서 떠나지 않고 수발해야 했기에 환자만의 고통에서 끝나지 않았다. 불효인 줄 알지만 그때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을 깨달았고 옛날 고려장 제도를 떠올려 봤다. 요즘의 요양원 시설이 당시에 있었다면 나는 어떤 결정을 내렸을지 끔찍한 상상을 해 본다.

뇌졸중(중풍)은 뇌혈관에 갑작스러운 이상이 생겨 좌우 한쪽이 마비되고 말이 어눌하고 의식장애를 일으키는 병이다. 뇌혈관이 혈전 또는 색전에 의해 막혀 뇌 혈류 공급이 차단되면서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과 외부 충격 없이 뇌혈관이 터지는 출혈성 뇌졸중이 있는데, 허혈성 뇌졸중이 87%를 차지한다.

뇌졸중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1천20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며, 성인 4명 중 1명은 일생에 한 번쯤 알게 모르게 겪는 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1년에는 10만8천950건(남자 6만907건, 여자 4만843건)으로 10년 전에 비해 9천412건(9.5%)이나 증가했다. 특히 가족력과 깊은 관계가 있다 보니 나로선 나이가 들수록 더 신경을 쓰게 된다. 해서 중풍 예방 차원에서 마그네슘이 함유된 토코페롤을 매일 복용하고 있다. 반면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술은 절대 입에 대지 않는다.

떠올려 보면 할아버지와 작은할아버지는 술을 즐기셨고, 증조부도 술을 자주 드셨다고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건강검진을 할 때마다 담당 의사는 술과 담배를 안 한 덕분에 결과가 좋다고 칭찬한다. 한때는 젊은 기백을 앞세워 호기를 부리며 폭음하기도 했지만 제정신으로 돌아오면 유전적인 중풍 가족력을 떠올리며 금주를 다짐하곤 했다.

술을 멀리하게 된 또 다른 동기는 매일 식사 때마다 술을 즐기는 분 중 심장마비로 급사한 분들을 봤기 때문이다. 약국 문을 닫고 들어가 반주(飯酒)를 즐기는 것이 낙이라던 k약사님, 저녁 식사 때마다 부인과 마주 앉아 소주를 마신다는 지인, 평상시처럼 반주를 마시고 고모의 무릎을 베고 누운 후 깨워도 일어나지 않아 장난치는 줄 알았다는 고모부의 사망 진단은 술로 인한 급성 심장마비였다.

약국을 시작한 후부터 토코페롤을 복용한 덕분에 환갑까지 중풍을 면했나 보다 했다. 한데 약사회장직을 마치고 약국을 재개업하려다가 인수 과정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있었다. 약국을 팔려는 약사가 내게 필요없는 것까지 양도하려고 해 혈압이 오르는 순간, 우측 귀에서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 동네 이비인후과 의원에 갔더니 귀 중풍에 걸렸다며 빨리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소견서를 써 줬다. MRI 검사 결과 뇌에 혹이 자라 청각신경을 누르는 뇌 선종이었다. 혹이 크게 자라 수술도 불가능해지면 고통 속에 숨을 거두는데, 다행히 방사선 시술로 위기를 면했다. 몸의 한편이 마비돼 팔이 굽거나 신발을 끌며 걷는 중풍은 면했지만 결국 우측 청각신경은 돌발성 난청이 됐다.

고혈압은 중풍 병인(病因) 중 하나인데, 약국을 열 땐 처방 약을 먹어도 혈압이 떨어지지 않더니 폐업한 다음 날부터는 오히려 저혈압이 됐다. 사주팔자에 편재수를 타고 태어났으니 약국 말고 부동산 투자만 하라던 역술가(易術家)의 말을 들을 걸 하고 때늦은 후회도 해 본다. 오늘도 중풍을 예방하기 위해 마그네슘이 함유된 토코페롤을 복용하며 음주의 유혹을 뿌리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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