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호텔업계 ‘블루오션’ 부상한 서울…아만·리츠칼튼 줄지어 상륙
해외 자산운용사도 잇단 베팅…럭셔리 호텔 新 격전지로
(시사저널=오유진 기자)

서울이 글로벌 최고급 호텔 브랜드들의 진출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만, 리츠칼튼, 만다린 오리엔탈 등 세계 주요 프리미엄 호텔 브랜드들이 앞다퉈 서울 진출을 선언하면서다. 한류 확산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수십 년간 이어진 특급호텔 공급 부족이 맞물린 결과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7~31년 서울에 신규 호텔을 런칭하는 호텔 브랜드는 아만,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칼튼, 로즈우드, 메종 델라노 등이다. 업계는 이들 브랜드가 서울 중구·용산구·강남구 등 주요 도심 재개발 지역에서 본격 '깃발 꽂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특급호텔 브랜드 중 가장 먼저 문을 열 것으로 기대되는 곳은 오는 2026년 서울 강남구 옛 라마다서울 호텔 부지에 들어서는 메종 델라노 서울이다. 메종 델라노는 영국 호텔 브랜드인 에니스모어가 운영하는 브랜드로, 서울 강남은 메종 델라노의 첫 아시아 시장 진출지가 된다.
서울 중구에서는 메리어트 그룹의 최상위 브랜드 리츠 칼튼과 홍콩 초고급 호텔 브랜드 만다린 오리엔탈이 맞붙는다. 서울역북부역세권 개발을 맡은 한화 건설부문은 이달 사업지 내 호텔 운영사로 만다린 오리엔탈을 유치했다. 오는 2029년 개장이 목표다. 남산 힐튼호텔 부지 일대를 개발하는 이지스자산운용은 복합단지 '이오타 서울' 내 호텔 우선협상대상자로 리츠칼튼을 점찍었다. 리츠칼튼은 2016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으나, 15년 만인 오는 2031년 재진출하게 된다.
강남구 청담동 옛 프리마호텔 부지를 개발 중인 신세계프라퍼티는 이곳 부지에 럭셔리 호텔 브랜드인 아만을 유치했다. 평균 숙박료가 수백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만 호텔은 일본 도쿄·미국 뉴욕 등지에서 최상위층이 찾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용산구 유엔사부지에 들어서는 로즈우드 서울(2027년 개장), 전자랜드 부지를 택한 메리어트 인터네셔널 쉐라톤(2029년) 등 글로벌 럭셔리 호텔 체인들이 줄지어 서울에 들어설 예정이다.
"한국 호텔, 관광 성장·공급 부족으로 투자 수요 몰려"
가성비·중저가 호텔이 주를 이루던 서울이 호텔 시장의 '전략적 요충지'로 떠오른 배경에는 서울이 전세계에서 호텔 트렌드가 가장 급변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서울은 2010년 정부가 '숙박시설 확충 특별대책'을 발표할 정도로 숙박시설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도시였다. 당시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3~4성급의 중저가 호텔 개발 붐이 일었으나, 2017년 사드 사태와 2020년 팬데믹을 거치며 대규모 폐업이 이어졌다. 그 결과 현재 서울 호텔 시장은 공급 절벽인 상태다.
부동산 컨설팅 기업 JLL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호텔은 관광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와 한정적인 공급 환경으로 매우 매력적인 투자처"라며 "부진한 국내 경기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운영실적과 탄탄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주요 투자 섹터로 각광받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오랜 시간 서울을 지켜 온 특급호텔들이 노후화된 것도 시장 재편을 촉발하는 요인 중 하나다. 신라호텔, 롯데호텔 서울 등 서울 주요 도심권에 위치한 5성급 호텔 대다수가 준공 후 40~50년이 지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몇 차례 리모델링을 거치긴 했지만, 최신식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특급 호텔을 찾는 소비자 눈높이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서울 5성급 호텔 객실 요금이 약 50만~70만원대인데, 40년 전에 지은 시설로 가격 대비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누리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신규 고급 호텔이 본격 들어서면 호텔업계가 또 한번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의 구성이 달라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팬데믹 이전 한국 관광시장의 최대 고객은 중저가·단체 여행 중심의 중국인이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중국인 관광객 비중은 34.4%에 달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20%대로 낮아지고, 미국·대만 등 객단가가 높은 국적 방문객이 늘면서 호텔 수익성도 자연스레 개선됐다. JLL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고급 호텔의 객실당 평균 매출은 2019년 대비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부동산 업체 컬리어스는 보고서를 통해 "서울 5성급 호텔의 객실 요금은 해외 주요 도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투자자들은 향후 추가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관광업 회복과 함께 고급 호텔 수요가 확대되면 수익성 개선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렇다 보니 전세계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한국 호텔을 유망 투자처로 꼽아 적극 투자에 나서고 있다. 컬리어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호텔 거래 투자금액 중 해외 투자자가 참여한 비중은 30% 이상으로 나타났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해외 투자 비중이 10%대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미국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은 지난해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SM그룹 사옥을 1200억원에 인수했는데, 향후 해당 오피스 빌딩을 호텔로 용도 변경해 운영할 계획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마포구 동교동에 소재한 머큐어 앰배서더 홍대 호텔을 2620억원에 인수하며 국내 호텔 투자에 발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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