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이콧’ 국민의힘…박차고 나가기는 쉬워도 복귀는 어렵다

김남일 기자 2025. 8. 2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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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나가는 것보다 들어오는 게 더 어렵다.

'강성 반탄파' 장동혁 당 지도부가 꾸려지고 이틀 만에 국민의힘이 국회 의사일정을 보이콧했다.

국민의힘이 정기국회 보이콧을 결정할까? 명분은 약하고, 실리는 없는 정치 자해극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여의도 정치사에서 가장 기이한 국회 보이콧은 2016년 9월 집권여당이던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의 국정감사 거부가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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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 세번째) 선출 이후 28일 국회에서 처음으로 열린 당 중진회의에서 참석 의원들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왼쪽부터) 조경태 의원, 송언석 원내대표, 장 대표. 연합뉴스

국회는 나가는 것보다 들어오는 게 더 어렵다. 야당의 국회 보이콧(의사일정 거부) 결정이 쉽지 않은 이유다. 장외투쟁과 병행되기 마련인 국회 보이콧은 여론이 받쳐주지 않으면 오래 버티기 힘들다. 그렇다고 언제 나갔냐는 듯 슬그머니 들어올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박차고 나간 국회로 다시 복귀하려면 ‘명분’이 필요하다. 보통 명분은 여당이 인심 쓰듯 야당의 정치적 공간을 만들어 줄 때 생긴다.

‘강성 반탄파’ 장동혁 당 지도부가 꾸려지고 이틀 만에 국민의힘이 국회 의사일정을 보이콧했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국가인권위원 2명 선출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독재 타도”를 외치며 본회의장 밖으로 나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에 일절 협조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이날 오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상임위에 불참했다. 앞으로 국회 일정도 보이콧하겠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9월1일 시작하는 정기국회에서도 보이콧을 이어갈지를 28∼29일 열리는 의원 연찬회에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이 정기국회 보이콧을 결정할까? 명분은 약하고, 실리는 없는 정치 자해극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반인권·내란 옹호 인사를 연거푸 국가인권위원으로 추천한 것은 국민의힘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각 당의 추천 결정을 ‘존중’하는 국회 관례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이 오히려 ‘부결 명분’을 민주당에 던져준 셈이다.

정기국회에는 올해 예산 결산과 내년 예산 심사, 상임위별 현안 질의, 국정감사가 몰려 있다. 당장 정기국회 첫날부터 상임위별 전체회의와 예산결산심사소위가 진행된다. 교육부 장관·금융위원장 후보자(2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5일) 인사청문회도 예정돼 있다. 야당에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이재명 정부를 공격할 수 있는 장이 서는 기간이다. 이를 거부해서 얻을 것은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 인사청문회를 거부하면 대통령만 편하다. 법에 따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임명하면 그만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한번 국회 밖으로 나간 국민의힘에 국회 복귀 명분을 열어줄까? 야당과 손도 잡지 않는 정 대표가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여론도 나쁘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게다가 국회 밖에는 극우 세력이 기다리고 있다. 국회를 박차고 나가면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 일부는 전한길씨 등 극우 인사들과 결합할 가능성이 크다. 가뜩이나 반탄파 당 지도부에 대한 보수진영의 우려와 불신이 큰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는 포기하겠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묻지마식 의회폭주 민주당식 협치파괴’ 규탄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서 당이 추천한 인권위원 2명에 대한 선출이 표결을 통해 부결된 뒤, 이에 반발해 퇴장한 뒤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연합뉴스

여의도 정치사에서 가장 기이한 국회 보이콧은 2016년 9월 집권여당이던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의 국정감사 거부가 꼽힌다. 당시 새누리당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가결되자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과 함께 국정감사에 불참했다. 친박근혜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여당 대표 최초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친박 주류의 강경몰이에 국회 의무를 저버린 여당을 향한 여론은 급속히 악화했다. 새누리당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일주일 뒤 ‘스르륵’ 국회에 복귀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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