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밀착', 자신감 얻었나…김정은, 중국 전승절 참석하며 첫 다자외교 무대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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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차대전 종전을 기념해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의 항일승전 8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중국, 미국, 러시아, 베트남 등과 양자 외교를 실시했지만 다자 외교 무대에는 참석한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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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차대전 종전을 기념해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의 항일승전 8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다자 외교 무대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훙레이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 격)는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행사' 기자회견을 통해 "시진핑 주석의 초청에 따라 26개국의 국가 원수와 정부 수반이 이번 행사에 참석한다"며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등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 국회의장을 비롯해 동티모르·베네수엘라·싱가포르·이집트·불가리아의 국회의장 및 부총리급 인사, 브라질·헝가리·브루나이·방글라데시·알제리 등 고위 대표단, 유엔 부사무총장·FAO(유엔식량농업기구) 사무총장·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총재·SCO(상하이협력기구)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책임자,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뉴질랜드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와 마시모 달레마 전 이탈리아 총리 등 전직 정계 인사도 참석한다"고 전했다.
훙레이 부장조리는 김정은 위원장의 참석 의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중·조(북한)는 항일 전쟁 시기부터 서로 도우며 일본 침략에 맞섰다"며 "이번 참석은 양국 전통적 우정을 이어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참석 결정에 대해 외교부는 "중북관계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나가길 기대한다"며 "우리는 남북 간 대화와 협력에 열려 있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김 위원장의 전승절 참석에 대해 "한중 간 소통을 지속해 왔으며, 상기 사실은 관계기관의 정보를 통해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중국에 언제 도착할지 구체적 일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전승절 참석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이는 김 위원장의 첫 다자외교 행사 참석으로 기록된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중국, 미국, 러시아, 베트남 등과 양자 외교를 실시했지만 다자 외교 무대에는 참석한 바 없다.
이에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동맹 수준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면서 든든한 우군을 얻은 북한이 자신감을 갖고 이같은 행보를 보이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맥락에서 북한이 전승절 참석에 이어 비서방이나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주로 남반구나 북반구 저위도에 위치한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가 주축이 되는 다자 외교 무대에 본격 진출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한편으로는 러시아와 밀착 이후 중국과 다소 소원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과는 달리 다자외교 무대에 참석하면서 이번 움직임이 북중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한 입장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되어가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가운데 실제 종전이 이뤄질 경우 러시아와 밀착이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외교적으로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중국과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이유도 이번 방중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전승절을 계기로 국제 무대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고 수 차례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에도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릴 에이펙(APEC,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남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한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움직임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전승절 참석 대표단 명단에 변경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이날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까지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듣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정부는 이번 전승절 행사가 다자외교 무대인지에 대해서도 정확한 규정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의 이날 기자회견에 따르면 행사는 9월 3일 오전 톈안먼 광장에서 기념대회 및 열병식이 진행되고 정오에 연회가 예정돼 있으며 저녁에는 관련 공연이 계획돼 있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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