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열병식 앞두고 대만과 긴장 고조… 역사 해석·참석 금지령 논쟁

베이징=이은영 특파원 2025. 8. 2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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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중일전쟁 승리 주체 두고 갈등
대만 “中열병식 참석 금지” 단속 강화
中 “대만 동포 초청… 역사 왜곡 말라”

중국이 내달 3일 전승 80주년 열병식을 앞두고 대만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대만이 공무원과 예비역 장군 등에 열병식 참석 금지령을 내린 가운데, 중국은 행사에 대만 동포를 초청하겠다며 ‘하나의 중국’ 메시지를 강조했다.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항일 전쟁 승리의 주체는 대만이라며 중국의 전승절 자체를 부인하는 대만을 향해 “역사를 왜곡하려는 어떤 시도도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 근처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대만의 양안관계 담당 부서인 대륙위원회는 지난 14일에 이어 26일 재차 정부 직원과 고위 은퇴 장교를 향해 열병식 참석 금지령을 내렸다. 이를 위반하면 벌금, 연금 정지 또는 취소, 메달 몰수 등의 처벌을 받는다. 앞서 지난 2015년 70주년 열병식 때는 국민당 노병들이 행사에 참석했고, 롄잔 전 국민당 주석도 대만 고위급 인사 최초로 참석했다. 대만에서는 “다시는 대만으로 돌아오지 말라”는 시위가 벌어졌다.

대만은 중국에서 활동 중인 대만 연예인에 대해서도 전승절과 열병식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내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20여명의 대만 연예인이 소셜미디어(SNS)에 중국 관영 언론 콘텐츠나 전승절 선전 게시물을 게재하는 등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더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일본이 항복을 선언한 8월 15일을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일’이라고 표현하고 ‘일본 침략’,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라는 직접적인 서술을 회피하면서 역사 왜곡 논쟁도 불거졌다.

중국의 전승절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중일전쟁(1937~1945년) 승리를 기념하는 날인데, 대만은 이 전쟁을 치른 것은 장제스와 국민당이 이끄는 중화민국 정부였기 때문에 이를 계승한 대만이 승전의 주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은 1949년 10월에 마오쩌둥에 의해 건국이 선포됐다. 반대로, 중국은 국민당뿐만 아니라 공산당도 전쟁에 참여했으며 전쟁 승리는 중화민족 공동의 승리라는 입장이다. 국제사회는 1971년 중화인민공화국의 유엔 가입 이후 중국의 대표권을 중화인민공화국에 부여해, 결과적으로 ‘승전국’은 중국으로 간주된다.

이에 중국 대만사무판공실은 지난 27일 “라이칭더는 민족적 입장을 완전히 상실했으며,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 역사적 사실을 고의로 무시하고, 개념을 바꾸고 시비를 뒤섞어 제2차 세계대전 역사를 왜곡했다”며 경고했다. 주펑롄 대변인은 “역사를 왜곡하려는 어떤 시도도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전후(戰後)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행위는 치욕을 자초할 뿐”이라며 “조국 분열을 꾀하는 어떤 도모도 헛된 망상에 불과하다. 조국 통일은 반드시 성취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 대변인은 이어 열병식에 대만 동포를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같은 날 ‘대만 민중은 9·3 열병식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민진당 당국은 항일전쟁의 역사를 고의적으로 왜곡하며 ‘대만 독립’을 떠들어대는데, 이는 역사를 배반하는 것이자 온 민족의 분투와 희생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라이칭더와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은 국방예산을 끊임없이 늘리고 있다. 그중 대부분은 미국 무기 구매에 쓰이고 있다”며 “이런 분열적 시도는 대만 민중을 오히려 더 위험한 벼랑 끝으로 내몰며, 대만을 한 걸음 한 걸음 파멸로 몰아넣을 뿐”이라고 했다.

논평은 “그러나 대만의 주류 민의(主流民意)는 평화·안정·발전을 열망한다. 9·3 열병식이 전하는 평화 수호, 정의 수호의 메시지는 대만 민중의 목소리와 완전히 일치한다”며 “양안 동포가 함께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손잡고 추진하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아름다운 미래를 함께 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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