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美 관세율 인상 폭 50국 중 18위...“우리 경제에 큰 타격”

미국의 관세 인상 정책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0.6%포인트 깎아내릴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미국 관세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전 평균과 비교해 협상 후 우리나라 관세율 인상 폭은 약 15%포인트로, 미국의 수입 상위 50국 가운데 18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호 관세율이 인도·브라질(50%), 스위스(39%) 등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인상 폭이 중상위 그룹이라 관세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유럽연합(EU)과 일본과 달리 기존 관세율이 0%였던 데다, 철강·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했다.

◇자동차 관세 노출도 한국이 1위
한은에 따르면 각국의 대미(對美) 수출액 중 해당 품목의 비율로 계산한 ‘품목별 미국 관세 노출도’는 자동차 부문에서 한국이 50국 중 가장 크게 나타났다. 한국은 작년 대미 수출액 중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36%였다. 한국의 품목별 관세 노출도는 철강·알루미늄·구리는 50국 중 5위, 반도체는 8위로 분석됐다.
한은은 미국의 새 관세 정책이 한국 성장률을 올해 0.45%포인트, 내년에는 0.6%포인트 낮출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0.9%로 전망했다.

아울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성장률 전망이 0%대이지만 경기 부양보다는 집값 안정을 택한 셈이다.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 높은 주택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는 등 과거 부동산 대책 직후와 비교해 보면 안정화되는 속도가 다소 더딘 편”이라며 “금리를 동결하여 주택시장의 가격 상승 기대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달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연내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9월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현재 상황에서 한은이 미국 금리 인하 재개를 확인한 뒤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향후 3개월 내 금리를 연 2.5%보다 낮은 수준으로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올해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 회의는 10월과 11월 두 차례 남았다.
이 총재는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하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보고 있는데, 내년 상반기까지는 낮은 성장률을 유지하다 하반기에 잠재성장률에 가깝게 올라갈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낮은 성장률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건설 경기 부진이 성장률 0.3%포인트 깎아먹어
한은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0.9%)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전망치와 같다. 지난 5월(0.8%) 전망보다 소폭 높아졌지만 여전히 1% 미만이다.
1950년 이후 우리나라 경제가 1% 미만 성장했던 때는 1956년(0.6%), 1980년(-1.6%), 1998년(-5.1%), 2009년(0.8%), 2020년(-0.7%) 등 다섯 번뿐이었다. 각각 6·25 전쟁, 2차 오일쇼크,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글로벌 금융 위기, 코로나 팬데믹 같은 대형 위기 여파에 따른 것이었다.
올해 민간소비(1.4%, 5월 1.1%), 재화수출(2.5%, 5월 -0.1%), 설비투자(2.5%, 5월 1.8%)가 플러스 성장할 전망인 반면 건설투자(-8.3%, 5월 -6.1%)는 역성장이 전망된다. 5월 전망보다 건설투자 상황이 더 나빠졌다.
건설경기 부진 심화는 성장률 전망에 -0.3%포인트 영향을 끼쳤다. 2차 추경(+0.1%포인트), 반도체 수요 호조 및 예상보다 작은 관세 영향(+0.2%포인트), 소비 심리 개선(+0.1%포인트)이 이를 상쇄하며 지난 전망보다 0.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한은은 건설경기가 역성장이 아닌 ‘제로 성장’만 되어도 올해 성장 전망치가 0.9%에서 1.2%포인트 높아진 2.1%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 밑으로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며 “고령화 등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해 여러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자극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 즉 경제 기초 체력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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