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와 밀실·피범벅·나체까지…전세계 열광한 서울판 ‘슬립노모어’
대한극장, 250억 원 들여 호텔 세트로 재탄생
전세계 누적 관객 265만 명 기록한 흥행작
뉴욕 14년 장기 공연 이어 서울서 최대 규모

지난 20일, 세계가 열광한 이머시브(관객 참여형) 공연 ‘슬립노모어 서울(Sleep No More Seoul)’ 미디어 간담회가 열렸다. 7월 24일부터 프리뷰 공연으로 관객들의 심장을 두드린 이 작품은 21일 막을 올렸다.


펠릭스 바렛 펀치 드렁크 창립자 겸 연출은 “이머시브 시어터는 기존 공연의 모든 규칙을 깨고 관객을 이야기 중심에 떨어뜨려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한다”며 “특정 캐릭터를 따라가도, 공간을 탐험해도 되고 마음이 시키는 대로 모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관전 포인트도 짚었다. “특정 캐릭터만 쫓기보다 여러 캐릭터를 만나길 바라며 공간 자체도 서사의 일부인데 조명, 소품, 가구, 심지어 먼지까지도 연출 의도가 담겨 있다”며 “ 또 혼자 관람할 것을 권하는데 혼자일 때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일탈감이 극대화된다”라고 밝혔다.

리비 보건 디자이너는 “대한극장의 높은 층고와 긴 복도가 배우들의 움직임을 더 풍부하게 만들었다”라고 언급했다. 사이먼 윌킨슨 조명 디자이너는 “서울 무대에서는 조명 효과를 가장 웅장하게 구현할 수 있었다”며 “극장 곳곳에 숨어 있는 효과를 찾아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콜린 나이팅게일 프로젝트 어드바이저는 “서울 버전은 건물 자체가 핵심”이라며 “이 건물이 있기에 지금의 공연이 가능했고 새로운 사운드, 조명, 배우들의 움직임이 더해져 유일한 버전이 됐다”고 전했다.

2003년 런던 초연을 시작으로 2009년 미국 보스턴을 거쳐 2011년 뉴욕으로 건너가 10년 넘게 장기 공연 기록을 세웠다. 뉴욕에서는 14년간 장기 흥행을 이어갔고 2025년 1월 막을 내렸다. 전세계 누적 관객 265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대사는 없다. 퍼포머의 몸짓만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논버벌 형식은 언어 장벽을 지우며 강한 몰입을 끌어낸다.
현재는 중국 상하이에서 2016년부터 공연 중이다. 한국에서는 미쓰잭슨이 제작을 맡아 역사상 가장 큰 스케일로 선보인다.

관객은 호텔 게스트라는 설정 아래 끊임없이 층을 오르내리고 자유롭게 공간을 돌아다닌다. 어디로 이동할지, 누구를 따라갈지 선택하며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배우들은 1시간 길이의 공연을 총 세 번 반복한다. 그러나 관객이 마주하는 장면은 매번 달라진다.
모든 여정은 ‘맨덜리 바(Manderley Bar)’에서 시작해 그곳으로 돌아온다. 화려한 조명과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는 공간에서 관객은 긴장으로 얼룩진 체험을 정리하고 새로운 세계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한다.
공연 안에서 관객은 저마다 다른 길을 걷는다.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배우, 아니면 더 큰 무리를 따라갈지, 다른 길로 방향을 틀지는 전적으로 내 선택이다. 그 순간의 판단 하나가 이후 마주치는 장면 전체를 바꿔놓는다. 눈앞에서 배우가 광란의 춤을 추는 동안 어딘가에서 처절한 비명이 울린다면, 그 비명의 근원을 쫓아가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할 수도 있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어도 경험은 완전히 달라진다. 누군가는 맥베스의 발걸음을 좇고 다른 이는 복도 끝에서 부인의 속삭임을 따라간다. 공연이 끝난 뒤 서로의 감상을 나누면, 마치 각자 전혀 다른 세계를 다녀온 듯한 이야기들이 교차한다. 누구도 같은 공연을 본 적이 없다. 바로 거기에 ‘슬립노모어’의 진짜 전율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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