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얘기' 유난히 많은 한국사람 유서…후회 없이 잘 쓰는 5가지 방법 [잘생, 잘사]

최문선 2025. 8. 28.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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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사는 것 만큼이나 잘 죽는 것이 과제인 시대입니다.

그가 '후회 없는 유서 쓰기를 위해 미리 고민할 것' 다섯 가지를 꼽았다.

□ 유언을 누구에게 남길 것인가: 나의 마지막 말을 들어주기를 바라는 사람을 떠올려 보자.

□ 재산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한국 사람 유서엔 돈 이야기가 유독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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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죽은 사람 몸에서 찾아낸 삶과 죽음의 의미
편집자주
잘사는 것 만큼이나 잘 죽는 것이 과제인 시대입니다. 행복하게 살다가 품위 있게 늙고 평온한 죽음을 맞으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최문선 논설위원과 함께 해법을 찾아봅니다.
내가 떠나고 없을 때 남은 사람들을 위해 쓰는 유서. 유성호 서울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교수는 유언 쓰기가 "삶을 있는 그대로 대면하게 해준다"고 했다. 정다빈 기자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김수환 추기경),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이순신 장군), "죽음 말고는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영국 소설가 제인 오스틴). 위인들의 유언처럼 역사에 길이 남진 않더라도, 유언을 잘 쓰는 것은 중요하다. 사랑하는 이들이 유언을 통해 내 삶을 다시 보고 나를 기억할 텐데, 죽은 뒤엔 수정할 수 없으니. 유성호 서울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교수가 매년 12월마다 유언을 새로 쓰는 건 그래서다. 오늘의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쓰는 동안 나를 돌아보고 새로운 삶의 다짐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가 ‘후회 없는 유서 쓰기를 위해 미리 고민할 것’ 다섯 가지를 꼽았다.

유언을 누구에게 남길 것인가: 나의 마지막 말을 들어주기를 바라는 사람을 떠올려 보자. 유언 쓰기의 시작이다. 가족, 친구가 아닌 그 누구도 괜찮다. 유 교수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손자와 손녀를 수신인 목록에 넣었다. 할 말이 많지 않아도 된다. 죽은 뒤에 잊히고 싶다면 “잊어 달라”는 말을 남길 사람을 찾으면 된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죽고 나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살게 된다. 기왕이면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면 어떨까. ‘가장 아프고 취약했을 때의 나’로 남는 건 섭섭하지 않은가. 유 교수는 “사회에 기여한 것이 큰 축복이었고 후회가 크지 않아 진심으로 행복했다”고 썼다. "혹여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너그러이 이해해주기 바란다”며 용서도 구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죽을 것인가: 나답게 떠나려면 연명치료나 장기 기증 여부, 임종 장소, 시신 처리와 장례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결정해 두자. 유족의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기도 하다. 유 교수는 “통증 없이 갈 수 있게 마약성 진통제를 충분히 투여하라”고 썼다. 그 정도로 심각해지지 않아도 된다. “뜨거운 건 질색이니 시신은 화장 말고 매장해줘”도 좋다.

사랑하는 이들이 어떻게 살기를 바라는가: 태종은 아들 세종이 예법대로 상을 치르며 쇠약해질까 봐 “고기를 먹어라”고 유언했다. 남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행동 지침을 남기자. 오지랖이 아니라 배려다. 유 교수는 “울고 난 뒤 삶의 소중함을 느끼며 살아가고, 죄책감은 절대 느끼지 말라”고 썼다. 아내가 제일 걱정인지, 아들에게 “어머니 마음과 건강을 살피라”는 당부를 두 번 했다.

재산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한국 사람 유서엔 돈 이야기가 유독 많다. 죽음을 제쳐 두고 가족끼리 돈 때문에 싸우면 얼마나 치사하고 불행한가. 평소에 자산을 정리해 두는 것은 필수. 유서의 재산 관련 부분은 공증을 거쳐 법적 분쟁 소지를 없애 두자. 유 교수는 유서 말미에 “재산 문제는 따로 준비해 둔 법적 유서 보면 된다”고 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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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2717020000489)

최문선 논설위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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