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보다 폭염 7배 겪을, 기후위기·저출생 시대의 아이들

2025. 8. 28.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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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행동은 작아 보여도 여럿이 모이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웬만한 더위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한참 뛰어놀 때라지만 아이들도 기후위기 시대의 폭염은 견디지 못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이 발간한 보고서에는 2020년 출생 아동은 조부모 세대(1960년 출생)에 비해 각종 이상기후로 인한 위험을 2~7배(7배는 단연 폭염이다)까지 겪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기후위기와 저출생의 두려움을 털어내고 희망을 확인하는 행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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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의 기후행동]
2023년 출산율 0.72명, 외동이 흔한 시대
극한 폭염 탓 야외활동 어려워 친구도 못 봐
'기후위기는 내 삶의 방해꾼' 우울감 겪기도
부모와 아이도 '9월 27일' 기후정의 외친다
편집자주
한 사람의 행동은 작아 보여도 여럿이 모이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이가 자신의 자리에서 기후대응을 실천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윤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연구위원이 4주에 한 번씩 목요일에 연재합니다.
헌법재판소에 제기된 기후위기 헌법소원의 첫 공개변론이 열렸던 지난해 4월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소송의 원고로 참여한 아동·청소년 등 관계자들이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부실을 규탄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나의 아이는 한국이 합계출산율 0.9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초로 합계출산율 1명 미만 국가로 진입한 2018년에 태어났다. 그해 여름 국내 기상 관측 이래 최고온도(홍천 41도)를 기록한 최악의 폭염이 있었다. 백일이 겨우 지난 아이는 여름 내내 에어컨 아래에서 지냈다.

합계출산율이 계속 떨어져 0.84명을 기록한 2020년 여름엔 또 다른 이상기후인 52일 최장기간 장마가 찾아왔다. 두 달 가까이 밤낮을 구분할 수 없는 어두컴컴한 하늘과 비가 계속되자 아이는 어느 날 "깜깜해. 무서워"라고 하더니 이후 밤마다 두세 번씩 경기하듯 깨 울었다. 아이와 함께 밤잠 설치는 날들이 계속되자 찾은 한의원에서는 아이의 맥이 조금 불안정한 것 같다 했다. 다행히 몇 번의 치료로 효과를 봤지만, 되돌아 생각해 보면 날씨에 예민한 아이는 일찍이 기후 우울을 겪은 게 아닌가 싶다.

2020년 본격화된 코로나 팬데믹으로 아이는 어린이집 입소를 미루다가 이듬해 5월이 돼서야 그나마 마스크를 쓴 채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팬데믹이 모든 것을 멈추고, 뒤로 미루게 했고 그중엔 결혼식도 있었다. 합계출산율은 2022년 0.78명, 2023년 0.72명까지 떨어졌다.

올해 초등학생이 된 아이가 입학한 학교는 서울에서도 학생 수가 많다는 동네인데도 1학년 신입생은 한 반에 16명, 총 3반으로 60명이 채 되지 않는다. 2차 베이비붐 직후 태어난 나는 고등학교 때까지 60여 명이 한 교실에서 생활했었다. 첫 여름방학을 맞았지만 아이도, 아이의 친구들도 대부분 학기 중과 다름없는 방학을 보냈다. 아이처럼 외동이거나 많아야 둘인 저출생 시대의 엄마들은 집 앞 놀이터도 아이 혼자 내보내지 못한다. 웬만한 더위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한참 뛰어놀 때라지만 아이들도 기후위기 시대의 폭염은 견디지 못한다. 결국 방학 때도 친구와 에어컨이 있는 학교와 학원 외에 아이들이 갈 수 있는 곳은 없다.

초록우산은 최근 국내 29명의 아동·청소년에게 기후위기가 본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인터뷰하고 보고서를 발간했다. 아이들은 대부분 '불편하고 무서운 기후위기를 이미 경험'했고 그 결과 기후위기를 '내 삶의 방해꾼'으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어려움을 묻자 이상기후로 '바깥놀이가 점점 어려워져' '친구와의 사이가 소원‘해지다 보니 '마음이 우울'해진다 답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발간한 보고서에는 2020년 출생 아동은 조부모 세대(1960년 출생)에 비해 각종 이상기후로 인한 위험을 2~7배(7배는 단연 폭염이다)까지 겪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최근엔 2024년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9년 만에 반등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러나 이제 부모도 아이를 낳아 키우기 두려워하고 있다. 2021년 주간지 시사인이 국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후위기 관련 여론조사 중 '자녀 출산 계획에 기후위기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16%에 달했다.

호환마마, 전쟁과 같이 시대마다 아이들에겐 늘 위험이 존재했다. 그래서 모든 부모는 나의 아이들이 나보다 안전한 곳에서 제 몫의 행복을 찾는 삶을 살기를 소원했다. 2019년부터 시작된 기후정의행진은 올해 9월 27일 토요일에도 광화문에서 열린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기후위기와 저출생의 두려움을 털어내고 희망을 확인하는 행진이 되길 바란다.

이윤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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